고용노동교육원, 2220명 대상 첫 전국 단위 실태조사

참여 걸림돌은 ‘정보 부족’…시니어·영세사업장 교육 공백

챗GPT로 제작
챗GPT로 제작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노동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응답자는 10명 중 7명을 넘었지만, 산업안전·성희롱 예방 등 사업장 의무교육을 제외한 노동교육 경험률은 8.8%에 그쳤다. 임금·수당과 근로계약서 등 일터에서 자신의 권리를 지키는 데 필요한 교육 수요가 높았지만, 실제 교육은 의무교육에 집중돼 있었다.

한국고용노동교육원은 3일 이 같은 내용의 ‘2026년도 전 생애 노동교육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생애주기와 노동형태 전반에 걸쳐 노동교육의 공급과 수요를 진단한 국내 첫 전국 단위 조사다.

조사는 지난 4월 14일부터 9월 30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222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청년·구직자, 재직자, 경력전환자, 비정형 노동자, 소상공인, 시니어, 이주노동자 등 7개 집단에 대한 설문과 교육 운영기관 현황조사, 담당자·수요자·전문가 심층면접을 병행했다.

응답자의 71.6%는 노동교육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그러나 교육 경험률은 33.7%에 머물렀고, 사업장 의무교육을 제외하면 8.8%로 낮아졌다. 노동교육이 필요하다고 답한 응답자 가운데 61.7%는 교육을 받은 경험이 없거나 기억하지 못했다.

원하는 교육과 실제 받은 교육 사이에도 차이가 있었다. 노동교육이 필요한 이유는 ‘내 권리와 의무를 제대로 알고 싶어서’가 56.2%로 가장 많았다. 필요한 내용은 임금·수당 관련 권리 53.0%, 근로계약서 작성·확인 방법 47.0% 순이었다. 반면 최근 받은 교육의 73.8%는 산업안전·성희롱 예방 등 사업장 의무교육이었다.

교육 참여를 막는 가장 큰 요인은 ‘정보 부족’으로 35.0%를 차지했다. 시간 부족 26.7%, 접근성 문제 20.9%가 뒤를 이었다.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응답은 6.1%였다. 교육 필요성에 대한 인식보다 교육 정보를 알리고 참여 기회를 연결하는 체계가 부족하다는 의미다.

생애주기별 교육 공백도 드러났다. 청년·구직자의 학교 노동교육 경험률은 20.3%에 그쳤다. 경력전환자는 필요성 인식이 76.7%였으나 경험률은 28.3%로, 두 비율 간 격차가 48.3%포인트에 달해 7개 집단 가운데 가장 컸다.

시니어는 노동교육 필요성 인식이 77.0%로 가장 높았다. 하지만 사업장 의무교육을 제외한 경험률은 6.9%로 가장 낮았다. 입직뿐 아니라 이직과 은퇴 등 생애 전환기에 맞춘 교육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사업장 규모와 노동형태에 따른 사각지대도 확인됐다. 30인 미만 사업장 재직자의 43.7%는 사업장 내 노동교육이 없다고 답했다. 프리랜서의 교육 경험률은 17.5%였다.

플랫폼종사자는 72.2%가 노동 관련 교육이나 정보를 접했지만, 이 가운데 자신의 상황에 적합했다고 답한 비율은 17.3%에 그쳤다. 이주노동자는 54.2%가 언어를 교육 참여의 장벽으로 꼽았다. 노동조합 가입자의 교육 경험률은 63.5%로, 미가입자 30.1%의 약 두 배였다.

연구진은 중·고교 교육과정 내 노동교육 시수 확보와 생애주기별 맞춤형 교육과정 운영을 정책 과제로 제시했다. 노동인권교육 법제화와 예산 확보, 교원·강사 양성, 표준 교안 개발·보급, 전국 단위 노동교육 협의체 구축 등도 제안했다.

교육원은 조사 결과를 ‘고용노동교육 2.0’ 추진과 전 생애 노동교육 사업 설계에 반영할 계획이다. 연구보고서는 책자로 발간해 전국 노동권익센터 등 유관기관과 공유한다.

이종선 교육원장은 “생애주기 전반에 걸쳐 노동교육 수요가 매우 높게 나타났지만, 정작 필요한 사람에게는 실질적인 노동교육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음이 확인됐다”며 “일하는 모든 사람이 생애 전환의 순간마다 필요한 노동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국가 노동교육 허브로서 역할과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fact0514@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