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 외상매출채권 제도개선 방안 발표
외상매출채권 최대 만기 90일에서 60일로
117조원 조기 현금화·이자비용 연간 363억원 경감
판매기업에 부과됐던 상환청구권도 폐지
[헤럴드경제=서상혁 기자] 금융당국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매출 채권을 담보로 한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외담대)’의 이자 부담을 큰폭 낮춘다. 현재 최장 90일인 채권 만기를 60일로 낮추는 식으로 이자를 경감하고 현금화 시기도 당긴다. 이같은 방식으로 중소기업들이 아낄 수 있는 이자 비용은 연간 약 363억원, 조기 현금화 가능 자산은 117조로 늘어난다.
2일 금융위원회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제6차 생산적 금융 대전환 회의’를 열 ‘외상매출채권 및 외담대 제도개선 방안’을 확정했다.
중소기업은 주로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의 공급망에 참여해 물품을 납품하고, 현금·외상매출채권·어음 등으로 대금을 수취한다. 이때 중소기업은 판매기업,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은 구매기업이 된다.
판매기업은 납품 대금을 즉시 지급받지 못할 경우 외상매출채권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데 이를 ‘외담대’라고 부른다. 지난 연말 기준 외상매출채권 발행액은 527조원, 외담대 취급액은 56조원으로 집계됐다. 외담대 이용 차주 중 97% 이상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었다.
정부는 이번 제도 개선을 통해 최장 90일에 달하던 외상매출채권의 정산 주기와 대출 만기를 60일까지 줄이기로 했다. 만기가 줄어들면 그에 따른 금리도 낮아지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외담대 이용기업의 이자는 연간 최대 363억원가량 경감될 전망이다.
신장수 금융위원회 은행 과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금을 빨리 받게 되면 납품 업체 측면에서는 재무사정이 개선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은행에 부여된 판매기업에 대한 상환청구권도 폐지한다. 은행은 외담대 신규 취급분의 약 절반에 대해선 판매기업에 대해 상환청구권을 설정하고 있다. 대출의 실질적인 상환 주체는 판매 기업이 아닌 구매기업이나, 은행권이 그에 대한 리스크를 판매기업에게 전가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금융위는 내년 1월부터 은행의 신규 외담대 취급 시 원칙적으로 상환 청구권을 폐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26조9000억원의 보증채무가 경감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구매기업이 조기에 납품 대금을 납입해 판매기업이 외담대를 조기 상환할 경우, 은행의 판매기업으로부터 선취했던 이자를 환급하도록 했다. 그간 일부 은행은 구매기업에게 조기이자를 환급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위원회는 2차 이하 협력사들이 구매 기업의 신용을 바탕으로 받는 ‘상생결제론’의 취급 범위도 외담대 취급 수준인 신용등급 BBB이상으로 넓히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전산 개발을 거쳐 내년 2월부터 외상매출채권, 외담대 정산주기를 단축한다. 나머지 사항은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
일각에선 이번 조치로 은행권이 외담대 취급 문턱을 높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대해 신 과장은 “은행들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이론적으로 그럴 수는 있지만, 관련 태스크포스(TF)를 통해서 이야기를 나눈 만큼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위 관계자도 “외담대는 은행들이 마진을 남기려 판매하는 상품이 아니다”라며 “상생 차원에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hyuk@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