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설연, AI 기반 지하 환경위험관리시스템 개발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센서가 설치되지 않은 지하공간의 유해가스 농도까지 인공지능(AI)으로 예측하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지반연구본부 김영석 선임연구위원 연구팀이 사물인터넷(IoT)과 AI를 결합한 ‘지하 환경위험관리시스템’을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터널이나 지하관로 등 밀폐된 건설현장은 유해가스 사고 위험이 높은 공간이다. 굴착과 발파, 디젤 장비 운행, 용접 등의 작업 과정에서 일산화탄소와 황화수소, 휘발성유기화합물 등이 발생할 수 있다. 환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유해가스가 빠르게 확산하거나 산소 농도가 떨어져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기존 안전관리 시스템은 센서가 설치된 지점의 가스 농도를 측정하고 위험 수치를 넘어서면 경보를 울리는 방식이다. 하지만 센서가 없는 사각지대의 위험을 파악하거나 유해가스가 어디로 확산할지 예측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장에서 측정한 유해가스 농도와 온도, 습도, 공기 흐름 등을 AI로 분석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핵심은 제한된 센서 정보만으로 지하공간 전체의 가스 농도 분포를 추정하는 것이다. AI가 실시간 측정 데이터를 분석해 유해가스의 이동 경로와 농도 변화를 예측하고, 가스 발생 위치와 확산 방향까지 파악한다.
연구팀은 다양한 환경을 재현한 실내 실험과 실제 대구경 관로, 암거형 터널에서 시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센서 2개에서 수집한 측정값만으로 14개 지점의 가스 농도 분포를 추정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가스 발생 후 약 30초간 수집한 정보를 활용해 유해가스가 발생한 구간을 찾아낼 수 있음을 확인했다. 서로 다른 종류의 센서 정보를 통합 분석할 수 있어 기존 현장 계측장비와 연계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이번 기술은 사고 발생 이후 경보를 울리는 기존 안전관리 방식에서 벗어나 위험을 사전에 예측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센서 설치가 어려운 지하공간의 안전 사각지대를 줄이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건설연은 우선 터널 건설 및 유지관리 현장에 기술을 적용해 센서 배치와 통신 안정성, 농도 예측 성능 등을 추가 검증할 계획이다. 이후 지하관로와 전력구, 공동구 등 다양한 지하 기반시설로 적용 범위를 확대한다.
박선규 건설연 원장은 “이번 기술은 눈에 보이지 않는 지하 작업환경의 위험을 미리 파악해 작업자가 대응할 시간을 확보하는 데 의미가 있다”며 “터널을 시작으로 다양한 지하공간에 적용해 건설현장의 중대재해 예방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nbgkoo@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