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격전지 아이오와·캔자스 수성 안간힘

민주, 강성진보·중도 분열…공화후보 지지 파문

“민주 탈환 가능성 하원 83%·상원 63%” 예측

하원 최대 240석 가능…민주, 공화에 7%P 우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간선거를 이틀 앞둔 1일(현지시간) 상원의원 선거 접전지인 아이오와주 더뷰크에서 열린 지원 유세에서 연설하며 손짓하고 있다.  [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간선거를 이틀 앞둔 1일(현지시간) 상원의원 선거 접전지인 아이오와주 더뷰크에서 열린 지원 유세에서 연설하며 손짓하고 있다. [로이터]

11·3 미국 중간선거가 본격 카운트다운에 들어가면서 공화당과 민주당이 막판 표심 잡기에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공화당의 격전지가 되고 있는 전통적인 강세 지역까지 직접 찾아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민주당은 고물가와 이란 전쟁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을 집중 공략하고 있지만, 선거 막판 당내 강성 진보와 중도 세력 간 갈등이 불거지면서 예상치 못한 악재를 만났다.

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이오와주와 캔자스주를 차례로 방문해 공화당 후보들을 위한 지원 유세에 나섰다. 당초 두 지역 방문을 취소하고 화상 유세로 대체하려 했지만, 막판 지지층 결집을 위해 다시 현장을 찾기로 했다.

아이오와와 캔자스는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10%포인트 이상 높은 지지를 보낸 공화당의 전통적인 텃밭이다. 그러나 이란 전쟁에 따른 유가 상승과 비료 수급 차질 등이 농업 비중이 높은 지역 경제에 부담을 주면서 민주당 후보들의 추격을 허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부터 노스캐롤라이나주와 알래스카주 등 전국을 돌며 28차례 지원 유세를 진행했다. 평소라면 방문할 필요가 없었던 앨라배마주와 오클라호마주 등 공화당 강세 지역까지 찾아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공화당이 전통적인 강세 지역에서까지 총력전을 펼치는 것은 예상보다 어려워진 선거 상황 때문이다. 미국 선거예측기관 디시전데스크HQ는 민주당의 하원 탈환 가능성을 83%, 상원 탈환 가능성을 63%로 제시했다. 쿡 정치보고서는 민주당이 하원에서 최대 240석을 확보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원 과반 의석은 218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여러 선거 예측기관의 전망을 종합해 민주당이 하원에서 224석을 확보할 것으로 내다봤다. 상원에서는 최대 7개 의석이 경합지로 분류되고 있으며, 민주당이 이 가운데 4석을 확보하면 다수당을 탈환할 수 있다.

여론조사에서도 민주당의 우세가 확인됐다. 1일 NBC뉴스가 공개한 조사에서 민주당의 의회 장악을 원하는 응답은 52%로 공화당(45%)보다 7%포인트 높았다. 특히 무당층에서는 민주당이 21%포인트 앞섰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부정평가는 60%로 두 차례 임기를 통틀어 NBC 조사에서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권자의 70%는 미국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답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은 여전히 견고했다. 자신을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운동 지지자로 규정한 공화당원의 93%가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수행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비(非)마가 공화당원의 긍정평가는 54%에 그쳤다. 민주당에 대한 호감도 역시 29%로 공화당(38%)보다 낮아, 민주당의 우세가 적극적인 지지보다는 공화당에 대한 반감에서 비롯된 측면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당의 선거 전략도 뚜렷하게 엇갈리고 있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정책과 이란 전쟁을 집중적으로 비판하며 생활비 부담을 핵심 쟁점으로 내세웠다. 반면 공화당은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면 사회주의가 확산하고 문화적 갈등이 심화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민주당은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호화로운 생활과 서민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대비시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열린 할로윈 파티에서 부유한 기부자들과 왕게와 캐비어를 즐기는 동안 미국인들은 휘발유 가격과 식료품비 상승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공화당은 이념과 문화적 쟁점을 앞세워 맞불을 놓고 있다. 마이크 존슨 공화당 하원의장은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면 미국이 공산주의로 향하는 위험한 길에 들어설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부 공화당 후보들은 민주당이 국경 개방과 경찰 예산 삭감 등을 추진할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다만 공화당 내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이 선거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 10월 마리스트 여론조사에서 오하이오주 유권자의 트럼프 대통령 국정 운영 지지율은 43%에 그친 반면 반대율은 55%에 달했다.

민주당도 선거 막판 예상치 못한 내부 갈등에 직면했다. 특히 미시간주 상원의원 선거에서는 강성 진보와 중도 세력 간 갈등이 상대 당 후보에 대한 공개 지지로 번졌다.

미시간주 민주당 상원의원 후보인 압둘 엘사예드와 당내 경선에서 근소한 차이로 패배한 헤일리 스티븐스 하원의원은 당초 함께 교회 예배에 참석해 화합을 강조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미국의 대이스라엘 정책을 둘러싼 이견이 공개적인 충돌로 이어지면서 계획이 무산됐다.

스티븐스 의원은 한발 더 나아가 민주당 후보인 엘사예드 대신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를 받는 공화당 후보 마이크 로저스를 공개 지지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를 ‘비열한 배신’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의 내분에 반색했다. 그는 소셜미디어에 “와우, 이건 대단한 일”이라며 스티븐스 의원이 미시간 주민들에게 “엄청나고도 거의 전례가 없는 충성심”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런 걸 용기라고 한다”고 치켜세웠다.

미시간주는 민주당이 보유한 상원 의석을 지켜야 하는 주요 경합지 가운데 하나다. 당내 갈등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 경우 민주당의 상원 다수당 탈환 구상뿐 아니라 2028년 대선을 앞둔 당내 노선 경쟁에도 파장이 이어질 수 있다.

선거를 앞두고 유권자들의 투표 열기도 높아지고 있다. 미국 중간선거 사전투표 참여자는 5300만명을 넘어 2022년 기록인 4600만명을 이미 웃돌았다. 사전투표 참여자 가운데 민주당 지지자는 43%, 공화당 지지자는 31%, 무당층은 25%로 집계됐다.

다만 사전투표에서는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자의 참여가 많고 선거 당일에는 공화당 지지자의 투표 비중이 높아, 사전투표 결과만으로 최종 승패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서지연 기자


sj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