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영 초반 맹공 버티고 역전쇼
“이제 가족과 오래 함께하고파”
[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 두 차례 방출에도 굴하지 않고 UFC 옥타곤으로 돌아왔던 베테랑 줄리안 이로사(37·미국)가 선수 생활의 마지막 경기를 극적인 역전 KO승으로 장식했다. 은퇴를 앞둔 노장의 마지막 상대는 한국의 이정영(30)이었다.
이로사는 1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메타 에이펙스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모이카노 vs 놀란’ 페더급 경기에서 이정영을 1라운드 1분 31초 만에 펀치 KO로 꺾었다.
경기 전부터 승패와 관계없이 은퇴하겠다고 선언했던 이로사는 통산 32승 13패, UFC 10승 9패를 기록하며 16년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마지막 승리는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경기 시작 직후 이정영의 왼손 훅과 오른손 오버핸드훅에 맞아 쓰러졌다. 다리를 붙잡고 테이크다운을 시도하며 위기를 넘겼지만, 다시 일어선 뒤에도 이정영의 오른손 강타를 허용했다.
이로사는 재차 테이크다운을 시도하며 충격에서 회복할 시간을 벌었다. 이후 옥타곤 중앙에서 타격전을 재개했고, 두 선수가 동시에 오버핸드훅을 날린 순간 이로사의 펀치가 이정영의 턱에 적중했다. 쓰러진 상대에게 후속 파운딩을 퍼부으며 역전승을 완성했다.
이로사는 경기 후 “상대가 생각보다 훨씬 거칠게 치고 들어와 처음에는 당황했다”며 “머릿속으로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되뇌었다. 오랜 시간 수많은 경기를 치르며 역경을 겪은 경험 덕분에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그의 선수 생활은 굴곡의 연속이었다. 2010년 프로에 데뷔한 이로사는 2015년 디 얼티밋 파이터(TUF) 시즌22를 통해 UFC에 입성했지만 방출됐다. 2018년 데이나 화이트의 컨텐더 시리즈를 거쳐 복귀한 뒤에도 다시 방출의 아픔을 겪었다. 그러나 2020년 세 번째로 UFC 무대에 올라 이후 6년 동안 경쟁을 이어갔다.
두 번의 방출과 세 번의 입성 끝에 마지막 경기를 승리로 장식한 이로사는 옥타곤에서 아내와 아들과 함께 기쁨을 나눴다.
은퇴를 결심한 가장 큰 이유도 가족이었다. 그는 “아들을 낳은 뒤 인생의 우선순위가 바뀌었다. 전에는 격투기가 내 전부였지만 지금은 아들이 내 전부”라며 “가능한 한 오래 건강하게 아들과 함께하고, 그의 자식이 자라는 모습까지 보고 싶다”고 밝혔다.
이로사는 은퇴를 미리 선언한 이유에 대해서도 “내일 아침 일어나면 다시 싸우고 싶어질지도 모른다. 지금 느끼는 기분이 그만큼 좋기 때문”이라며 “그래서 이기든 지든 이번 경기를 끝으로 은퇴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UFC에서 방출된 뒤 재입성을 꿈꾸는 후배들에게도 조언을 남겼다. “왜 격투기를 사랑하는지 초심을 돌아봐야 한다”며 “진정한 꿈이라면 방출되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버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은퇴 후에는 고향인 미국 워싱턴주로 돌아가 격투기와 무관한 사업에 종사할 예정이다.
반면 이정영은 초반 우세를 지키지 못하고 UFC 3연패에 빠졌다. ROAD TO UFC 시즌1 페더급 우승자인 그는 UFC 데뷔 후 1승을 거둔 뒤 3경기 연속 패해 통산 11승 4패, UFC 1승 3패가 됐다.
한편 메인 이벤트에서는 톰 놀란(26·호주)이 헤나투 모이카누를 3라운드 1분 28초 만에 그라운드 펀치와 엘보에 의한 TKO로 제압했다. 놀란은 UFC 6연승을 달리며 라이트급 상위권 진입의 발판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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