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은 달라도 시민 위한 목표는 하나”
“정치적 경쟁보다 존중과 협력”…여야 넘어 동료 의원 간 신뢰 강조
“토끼보다 거북이처럼 목표 향해 묵묵히”…다음 주자로 한신 교통위원장 추천
<편집자주> 의정활동 현장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시민의 삶에 작은 변화를 만들어가는 의미 있는 노력들이 있습니다. 이 코너는 동료 의원이 주목한 의원을 직접 추천하고, 그 배경과 의정활동을 살펴보는 코너입니다. 정쟁보다 성과와 협력에 주목해 서울시의회의 다양한 모습을 전합니다.
[헤럴드경제=양정원 기자] 여야를 가리지 않고 동료 의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 정치인의 비결은 무엇일까. 고광민 서울시의회 도시계획균형위원장(국민의힘, 서초3)은 그 답을 정치적 입장보다 서로를 존중하는 관계에서 찾았다. 정당은 달라도 시민을 위해 일한다는 목표만큼은 같다는 것이다.
헤럴드경제 기획시리즈 ‘정쟁보다 칭찬’의 세 번째 주인공은 고 위원장이다. 앞서 박승진 서울시의회 주택공간위원장(더불어민주당, 중랑3)이 당적을 떠나 동료 의원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그의 의정활동을 높이 평가하며 다음 칭찬 대상자로 추천했다.
고 위원장은 동료들의 칭찬에 특별히 내세울 것이 없다며 몸을 낮췄다. 그러나 대화가 이어질수록 정치적 경쟁보다 동료 간 신뢰와 협력을 중시하는 그의 철학이 드러났다. 서로 다른 정치적 입장을 인정하면서도 시민을 위한 일에서는 협력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그가 생각하는 지방의회의 모습이다.
“정당은 달라도 의회에서는 동료”…존중과 협력의 정치
고 위원장이 강조한 단어는 ‘동료’였다. 정당 안에서는 같은 목표를 추구하는 동지이지만 의회에서는 소속 정당과 관계없이 시민을 위해 일하는 동료라는 의미다.
그는 “소속 정당에 따라 생각이 다를 수는 있지만 시의원으로서 추구하는 목적은 다르지 않다고 본다”고 했다.
본회의장에서 사용하는 ‘존경하는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이라는 인사말에도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형식적인 표현을 넘어 서로의 역할을 인정하고 존중해야 한다는 의회 문화가 담겨 있다는 것이다.
지역구 의원은 교통·주거·교육·복지 등 다양한 현안을 다뤄야 하는 만큼 상임위원회와 정당의 경계를 넘어 협력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정치적 견해가 다르더라도 인간적인 관계까지 멀어질 이유는 없다는 생각이다.
특히 지방의회는 시민의 일상과 맞닿아 있는 생활 현안을 다루는 곳이라는 점에서 협력의 중요성이 더욱 크다고 봤다. 지역 주민이 겪는 불편에는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고,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서로의 의견을 듣고 접점을 찾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정치적 대립이 불가피한 사안에서도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려는 태도만큼은 잃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고 위원장의 소신이다.
20대에 품은 정치의 꿈…주민 선택으로 시작된 책임
고 위원장이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20대 시절이다. 당시부터 자신이 살아갈 지역사회에 의미 있는 기여를 하고 싶다는 꿈을 품었다. 사회생활과 결혼, 자녀 양육을 거치면서도 그 생각은 변하지 않았고 50세 이전에는 반드시 정치에 도전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현실의 문턱은 높았다. 보수정당의 분열과 재편이 이어지던 시기였고 정치 신인에게 선거는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주변에서도 당선 가능성을 낮게 봤지만 그는 주민들의 판단을 믿기로 했다.
서초구의원 선거에 출마해 주민들을 만나면서 후보 개인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정당 상황 때문에 당선이 어려울 것 같다는 이야기를 여러 차례 들었다.
그럼에도 현역 의원과의 경쟁에서 승리하며 지방의회에 입성했다. 어려운 여건에서도 자신을 선택한 주민들에게 의정활동으로 보답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정치의 출발점이 됐다.
그에게 첫 선거는 단순히 당선 여부를 가리는 경쟁 이상의 의미였다. 주민들이 정치인에게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지 직접 듣고,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확인하는 과정이기도 했다.
이후 서초구의회를 거쳐 서울시의회로 활동 무대를 넓히면서 시민의 신뢰에 대한 책임도 더욱 커졌다고 했다. 기초의회와 광역의회에서 경험한 현장의 목소리는 정책을 판단하는 기준이 됐다.
오래된 정책도 시민 눈높이에서…변화에 맞는 제도 개선
고 위원장의 정치 철학은 정책을 바라보는 시각에서도 나타난다. 기존 제도를 유지하는 것보다 변화한 시민의 생활환경에 맞춰 정책의 실효성을 다시 검증해야 한다는 것이다.
남산터널 혼잡통행료와 정책 유효성 검증 조례 추진 경험을 언급하며 오랫동안 시행한 정책이라도 시대적 여건이 달라졌다면 개선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의 주택 문제 역시 새로운 개발 부지 확보뿐 아니라 기존 도시공간의 효율적 활용과 불합리한 규제 개선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시민의 생활방식이 변화하는데 행정이 과거의 기준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정책의 지속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도 행정의 편의가 아니라 시민의 실제 생활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도시계획 역시 단순히 건축물과 기반시설을 배치하는 문제를 넘어 시민이 어떤 환경에서 생활하고 미래를 준비할 것인지와 연결된다고 봤다. 도시의 경쟁력을 높이는 정책과 주민이 체감하는 생활환경 개선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의미다.
고 위원장은 제도가 만들어진 당시의 필요성과 현재의 정책 효과를 구분해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책의 취지가 타당하더라도 실제 운영 과정에서 시민 불편이 발생한다면 이를 점검하고 보완하는 것이 의회의 역할이라는 설명이다.
“토끼보다 거북이처럼”…경쟁보다 목표 향한 정치
앞으로의 정치적 목표를 묻자 고 위원장은 이솝우화 속 토끼와 거북이를 이야기했다.
그는 “토끼는 상대를 보고 뛰었고, 거북이는 목표를 보고 뛰었다”며 “저는 사실 좀 거북이 같은 스타일”이라고 했다.
다른 정치인과의 경쟁이나 외형적인 성과에 집중하기보다 자신에게 맡겨진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는 의미다. 국회의원, 광역의원, 기초의원은 각자의 역할이 있으며 그 자리에서 시민이 기대하는 일을 묵묵히 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치인의 성과를 직위나 활동 무대의 크기로만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도 담겨 있다. 시민과 가까운 곳에서 생활의 변화를 만들어가는 일 역시 중요한 정치적 책임이라는 것이다.
인터뷰 말미 다음 ‘정쟁보다 칭찬’의 주인공을 묻자 고 위원장은 한신 서울시의회 교통위원장(더불어민주당, 성북1)을 추천했다. 여야를 넘나들며 동료 의원의 장점을 조명한다는 기획 취지에 맞춰 동료 의원을 소개하고 싶다는 이유에서다.
20대에 품었던 지역 봉사의 꿈을 정치 참여로 실천하고 주민의 선택을 통해 책임감을 배웠다는 고 위원장. 그는 인터뷰를 마치면서도 평소 생각을 이야기했을 뿐이라며 몸을 낮췄다.
고 위원장은 정치의 성과가 상대를 앞서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시민을 위한 목표에 얼마나 충실했는지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경쟁보다 협력, 구호보다 실천을 중시하며 자신의 역할을 꾸준히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7toy7@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