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뒤늦게 고개 숙였지만…후폭풍 계속

지난 30일 서울 용산구 의사협회에서 열린 ‘소아응급실 압수수색 규탄 및 진료권 보호 촉구 긴급기자회견’에서 이지숙 아주대 소아응급의료센터장이 눈물을 훔치고 있다. [연합]
지난 30일 서울 용산구 의사협회에서 열린 ‘소아응급실 압수수색 규탄 및 진료권 보호 촉구 긴급기자회견’에서 이지숙 아주대 소아응급의료센터장이 눈물을 훔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아린 기자] 경찰 지휘부의 사과 이후에도 경찰의 소아응급실 압수수색을 둘러싼 여야의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가정의학과 전문의인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31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주대병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압수수색 이후 센터장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의료진의 추가 이탈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필수의료 인력의 이탈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되는 만큼 이번 사태를 엄중하게 바라봐야 한다”고 밝혔다.

신 대변인은 경찰의 압수수색 집행 경위에 대한 설명을 요구했다. 그는 “임의 제출이나 다른 자료 확보 방식으로는 수사 목적을 달성하기 어려웠는지, 압수수색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이유와 절차는 무엇이었는지 밝혀야 한다”고 했다.

그는 “정부와 경찰은 압수수색이 불가피한 경우에도 환자 안전과 진료 연속성을 보장할 수 있는 명확한 수사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며 “이는 의료진에 대한 특혜가 아니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신 대변인은 “중환자의 생명을 지키는 필수의료 의사들이 고소·고발과 압수수색에 따른 충격과 부담으로 좌절하거나 진료 현장을 떠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최선을 다한 의료진이 안심하고 진료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제도적 보호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글에서 “아주대병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의사들의 분노를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경찰의 수사 방식을 비판했다.

윤 의원은 “경기 남부의 소아응급의료를 책임지는 핵심 의로기관의 전문의 9명 중 7명이 사직 의사를 밝혔고 센터장까지 사표를 제출했다”며 “경찰은 대체 무엇을 지키려다 이런 사태를 초래했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경찰은 진료에 지장이 없도록 영장을 집행했다고 해명하지만 의료진의 설명은 다르다”며 “생명이 오가는 응급실에서 환자의 안전과 진료의 연속성을 얼마나 고려했는지 따져 물어야 한다”고 했다.

윤 의원은 2017년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사건 당시 일부 의료진이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지만 결국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된 점도 언급했다. 그러면서 “재판은 끝났어도 그 두려움은 의료 현장에 무거운 부담으로 남았다”고 했다.

윤 의원은 “의사들에게 사명감만 요구하면서 정작 그들이 안심하고 환자를 살릴 환경조차 지켜주지 못한다면 그 피해는 결국 국민에게 돌아간다”며 “국가는 의료진이 다시 두려움 없이 진료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주대병원 의료진에게는 “부디 아이들 곁을 지켜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장이 지난 30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경기남부경찰청의 아주대병원 소아응급센터 압수수색 규탄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의사협회 제공]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장이 지난 30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경기남부경찰청의 아주대병원 소아응급센터 압수수색 규탄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의사협회 제공]

이지숙 아주대병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장은 지난 30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전날 병원에 사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 센터장은 “경찰이 응급 의료 현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고 인정하고 사과했다”면서도 “예고 없이 압수수색이 이뤄진 과정에 대해서는 납득할 만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했다.

이번 논란은 아주대병원에서 치료받던 영아가 숨진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지난달 30일 소아응급센터를 압수수색하면서 시작됐다.


ari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