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진영 53석·야권 48석 전망

양측 모두 과반 61석 확보에는 실패

아랍계 정당 19석 연정 구성 최대 변수

연정 협상 실패 땐 내년 초 재선거 가능성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 16일 예루살렘의 의회(크네세트) 회의에 참석한 모습. [로이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 16일 예루살렘의 의회(크네세트) 회의에 참석한 모습. [로이터]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총선 개표에서 출구조사 결과를 뒤집고 선두로 올라섰지만, 집권 연장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여야 모두 의회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19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아랍계 정당들이 차기 정부 구성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28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총선 개표가 85% 진행된 시점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리쿠드당은 20.8%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가디 아이젠코트 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이 이끄는 야샤르당은 16.1%, 아랍계 정당들은 14.9%를 얻었다.

앞서 방송사 출구조사에서는 아이젠코트 전 참모총장이 이끄는 야권 진영이 근소하게 앞설 것으로 예상됐지만, 실제 개표에서는 네타냐후 진영이 선두로 올라섰다.

현지 언론인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현재 개표 결과를 바탕으로 네타냐후 총리의 리쿠드당과 우호 정당들은 전체 120석 가운데 53석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이젠코트 전 참모총장이 이끄는 야샤르당과 우호 정당들은 48석, 아랍계 정당인 라암과 조인트 리스트는 19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네타냐후 진영이 야권보다 5석 앞서지만, 연립정부 구성에 필요한 과반인 61석에는 8석이 부족하다. 현재 68석을 보유한 네타냐후 진영의 의석수가 전망대로 확정된다면 15석을 잃게 된다.

AP통신은 네타냐후 총리가 극우 세력과 손잡은 데 대한 우려와 전쟁 장기화에 따른 피로감, 초정통파 유대교도들의 병역 면제 혜택에 대한 반발이 이번 선거에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러한 불만이 네타냐후 총리를 확실히 축출할 정도의 야권 지지로 이어지지는 못했다는 평가다.

이번 총선의 최대 변수는 아랍계 정당들의 선택이다. 양대 진영 모두 단독으로 과반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19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아랍계 정당들이 연정 구성의 캐스팅보트를 쥐게 됐다.

그러나 실제 연정 구성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네타냐후 총리는 그동안 아랍계 정당과 협력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이날도 아랍계 정당이 참여하는 연립정부를 ‘위험한 정부’라고 비판하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반면 아이젠코트 전 참모총장은 일정한 조건 아래 아랍계 정당과 협력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스라엘을 유대 국가로 인정하고 하마스를 극단주의 단체로 인정하는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아랍계 정당 내부에서도 아이젠코트 진영과의 협력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조인트 리스트의 유세프 자바린 대표는 아이젠코트 전 참모총장이 가자지구 군사작전을 지지하고 레바논 남부 점령에도 찬성했다는 점을 들어 그가 이끄는 정부에 참여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네타냐후 정부를 축출하기 위해 아이젠코트 진영을 연정 밖에서 지지할 가능성은 열어뒀다.

야권이 아랍계 정당과 손잡을 경우 오히려 기존 야권 블록에 속한 일부 유대계 정당이 이탈할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이들 정당이 아랍계 정당과의 협력에 반발해 우파 연합으로 이동한다면 네타냐후 총리가 다시 연립정부를 구성하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개표가 막바지에 접어들었지만 최종 결과가 확정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전망이다.

현재 일반 투표함 개표는 대부분 마무리됐으나 군인과 외교관 등이 투표한 약 50만표의 부재자 투표는 별도 확인 절차를 거쳐 집계된다.

사실상 개표는 29일 오후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되며 공식 결과는 다음 달 4일 발표될 예정이다.

차기 정부 구성의 열쇠를 쥔 이츠하크 헤르조그 이스라엘 대통령은 정당 간 협상을 통해 연립정부를 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헤르조그 대통령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다음 주 정당 대표들을 초청해 차기 정부 구성 권한을 누구에게 위임할지 협의할 것”이라며 “열린 마음으로 오라”고 밝혔다.

그는 연정 구성 실패로 또다시 총선을 치르는 상황은 피해야 한다는 입장도 나타냈다.

이스라엘에서는 대통령이 총선 이후 연립정부 구성 가능성이 가장 높은 후보에게 정부 구성 권한을 부여한다.

그러나 어느 진영도 과반 의석을 확보할 연립정부를 구성하지 못하면 내년 초 다시 총선이 실시될 가능성도 있다.

이스라엘은 앞서 비슷한 정치적 교착 상태가 이어지면서 2019년 4월부터 2022년 11월까지 약 3년 7개월 동안 다섯 차례 총선을 치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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