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 “아파트값 떨어질 가능성 커”
LH 사장도 “집값 떨어질 것 확신”
서울 아파트 매물 7개월 만에 최대
[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이성훈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에 이어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집값 하락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서울 아파트 매물이 8만건에 육박하고 가격 상승폭도 둔화하면서 부동산 시장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현주 “아파트 조심해야…떨어질 가능성 많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지난 27일 경희대 경영대학원 설립 60주년 기념 인사이트 포럼에서 부동산 규제가 집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며 주택 공급 방식의 전환을 강조했다.
박 회장은 “규제가 한국의 부동산을 오르게 하고 있는 것”이라며 “아파트 조심해야 한다. 떨어질 가능성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부동산 전문가도 아닌데 관점의 문제에서 말씀드리는 것”이라면서도 기존 주택 공급 방식과 토지 이용 규제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서울 도심의 업무용 빌딩과 골프장 부지를 주택 공급에 활용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업무용 빌딩의 고밀도 복합개발로 도심의 토지 활용도를 높이고, 골프장 부지에는 임대주택을 공급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20층까지는 오피스로 하고 그 위에는 아파트를 지으면 된다”며 “우리나라는 아파트는 아파트, 콘도는 콘도, 생활주택은 생활주택으로 구분한다”고 지적했다. 기존 주택 공급 방식과 토지 이용 규제를 바꾸면 공급을 확대하고 부동산 시장의 가격 흐름도 달라질 수 있다는 취지다.
LH 사장도 “3년 뒤 공급 본격화…집값 폭락할 것”
박 회장의 발언은 이성훈 LH 사장이 제기한 집값 ‘폭락론’과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
이 사장은 지난 2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집값이 떨어질 것이라고 확신하느냐는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그는 지난 정부 3년간 수도권 주택 착공 물량이 절반 또는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 현재 입주·완공 물량 부족으로 이어졌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에서 3년 동안 공급이 본격화된다”며 “그때 바로 (집값이) 폭락할 것이고 시장이 이를 먼저 인식하게 되면 안정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사장이 집값 급락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 사장은 지난 12일 LH 국정감사에서도 공급 확대와 금리 상승 등을 근거로 “앞으로 집값이 급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집값이 안정되면 지금 당장 주택을 사지 않아도 손해를 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아파트 매물 7개월 만에 최대…성북구 56% 늘어
실제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는 매물이 증가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매물은 7만8323건으로 집계됐다. 지난 3월 29일 7만8739건을 기록한 이후 약 7개월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이다.
지난 8월 3일 세제개편안 발표 당시 6만409건이었던 매물은 약 3개월 만에 1만7914건(29.7%) 늘었다.
특히 매물 증가세는 강남권을 넘어 비강남 지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같은 기간 성북구 아파트 매물은 1474건에서 2297건으로 55.8% 증가해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강동구는 3193건에서 4465건으로 39.8%, 동작구는 1666건에서 2314건으로 38.8% 늘었다. 성동구와 마포구도 각각 38.5%, 37.4% 증가했다.
매물 증가율 상위 5개 자치구가 모두 비강남권에 포함되면서 강남권을 중심으로 나타났던 관망 분위기가 서울 다른 지역으로도 확산하는 모습이다. 단기간 집값이 크게 오른 지역에서 매도 물량이 늘어나는 가운데 대출 규제와 금리 부담으로 매수자들이 추격 매수에 신중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강남 하락세 지속…서울 전체는 89주 연속 상승
가격 지표에서도 서울 아파트값의 상승세가 둔화하는 모습이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0월 셋째 주(19일 기준)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13% 상승했다. 89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상승폭은 전주 0.16%에서 0.13%로 0.03%포인트 축소됐다.
강남3구에서는 하락세가 이어졌다. 서초구는 전주 -0.27%에서 -0.32%로 낙폭이 확대됐다. 강남구는 -0.35%에서 -0.31%, 송파구는 -0.21%에서 -0.13%로 각각 낙폭이 줄었다. 강남·서초구는 11주 연속, 송파구는 7주 연속 하락했다.
강북권과 외곽 지역에서도 상승폭이 축소됐다. 중랑구는 전주 0.42%에서 0.31%로, 성북구는 0.41%에서 0.36%로, 노원구는 0.37%에서 0.26%로 각각 오름폭이 줄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강남·송파구의 경우 가격이 20% 이상 조정된 재건축 아파트 급매물 중심으로 거래가 늘면서 저가 매물이 소진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다만 정책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하고 금리 인상 등 거시적 변수도 남아 있는 만큼 거래 둔화와 가격 약세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금리 상승에 따른 대출 부담도 커지고 있다. 지난달 5대 시중은행의 신규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는 4.936%로 전월보다 0.28%포인트 상승했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9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도 3.43%로 전월보다 0.25%포인트 올랐다.
다만 매매·전월세 매물 부족으로 집값 하락이 제한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남 연구원은 “매매·전월세 매물이 부족한 편으로 매도 호가 하락은 매우 제한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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