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설비투자 호조가 3분기 성장세 견인
민간소비 주춤했지만…연말 회복세 기대
반도체 호황 내년 지속되며 물량 확대 전망
주거 건축·골목상권 부진, 양극화 과제로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정부가 상반기 높은 성장률에 따른 기저 부담에도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올해 3% 중반 성장이 가능하다고 봤다. 4분기 성장률이 0.5% 안팎이면 연간 성장률은 3.7%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올해 경상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당초 전망치인 12.3%를 웃도는 20% 이상에 이르고 1인당 국민총소득(GNI)도 4만달러대에 진입할 것이 확실시된다고 내다봤다.
재정경제부는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3분기 실질 GDP 속보치’와 관련해 이같이 평가했다.
올해 3분기 실질 GDP는 전 분기보다 1.0% 증가했다. 1분기 1.8% 성장한 뒤 2분기 0.6%로 둔화했지만 3분기에는 성장폭이 다시 확대됐다.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3.4%를 기록했다.
재경부는 상반기의 높은 성장률에 따른 기저 부담에도 3분기 성장세가 확대된 점을 근거로 올해 연간 3% 중반 성장이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기저효과로 2분기 3.7%에서 3분기 3.4%로 낮아졌지만 3분기 연속 3%대를 유지했다는 설명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3분기 실적을 통해 연간 3% 중반 성장 가능성을 확인했고 그 가능성도 더욱 높아졌다”면서 “4분기에 (성장률이) 0%만 나와도 (연간 성장률은) 3.6%가 되고 4분기 0%대 중반이 나오면 3.7%까지 될 것 같다”고 봤다. 다만 “4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면 연간 성장률이 3.6%보다 낮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형일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도 지난 16일(현지시간) 태국 방콕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남은 기간 새로운 외부 이벤트가 발생해 큰 영향을 주는 게 아니라면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은) 3%대 중반도 가능할 수 있다”고 밝혔다. 3%대 중반의 구체적인 범위로는 “3.4%, 3.5%, 3.6%”를 제시했다.
재경부는 수출 호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설비투자를 중심으로 투자 증가세가 확대되면서 성장을 주도했다고 분석했다. 3분기 설비투자는 반도체 제조장비를 중심으로 전 분기보다 4.1% 증가해 2분기(0.2%)보다 증가폭이 크게 확대됐다. 수출도 2.3% 늘었다.
반면 민간소비는 2분기 0.4% 증가에서 3분기 0.2% 감소로 전환했다. 재경부는 7월 이후 주식거래대금 감소와 자동차 업계 파업, 고유가 피해지원금 및 가전업계 환급 행사에 따른 기저효과 등 특이 요인으로 민간소비가 조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기조적인 소비 회복 흐름은 지속되고 있어 4분기에는 민간소비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했다. 4분기 반도체 기업의 현금배당과 내년 1분기 성과급 지급, 환율 하락에 따른 소비 증가 등이 회복세를 뒷받침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주식시장의 추가 조정 가능성은 소비 회복의 하방 요인으로 지목됐다. 재경부 관계자는 “상방 요인과 하방 요인이 같이 있는 건 사실”이라며 “주식시장의 경우 현재 수준을 유지한다고 봤을 때 상방 쪽에 특이 요인들이 좀 더 있어 4분기에는 플러스 전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소비는 재정 집행 확대에 힘입어 1.9% 증가했다. 건설투자는 자재 수급 등 집행 차질 요인이 완화되면서 0.7% 증가로 전환했다. 지식재산생산물투자도 반도체 연구개발과 데이터센터·보안 관련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2.3% 늘었다.
재경부는 내년에도 수출과 설비투자 호조가 지속되고 성장세가 내수로 확산하면서 견조한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업황은 올해 가격 상승에 이어 내년에는 물량 증가에 힘입어 호조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재경부 관계자는 “(전문가들이) 내년 중에는 가격이 한 번 꺾이는 시기가 올 것으로 보지만 물량은 금년보다 더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인공지능(AI) 관련 기업의 자금조달 문제와 중국의 추격 등은 반도체 업황의 위험 요인으로 지목했다.
실질 국내총소득(GDI)도 교역조건 개선에 힘입어 큰 폭으로 증가했다. 3분기 실질 GDI는 전년 동기 대비 18.8% 늘어 2분기(15.7%)보다 증가폭이 확대됐다. 이는 1977년 4분기(19.0%) 이후 48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재경부는 3분기 경상 GDP도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올해 연간 증가율이 당초 전망치(12.3%)를 웃도는 20% 이상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상반기 경상 GDP는 전년 동기 대비 21.9% 증가한 바 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올해 한국의 경상 GDP 증가율을 21.7%로 전망했다.
1인당 GNI 역시 2014년 3만달러대에 진입한 이후 12년 만인 올해 4만달러대에 올라설 것이 확실시된다는 게 재경부의 평가다.
재경부는 올해 9월까지 평균 환율(달러당 1463원)이 연말까지 유지되고 경상 GDP가 IMF 전망대로 21.7% 증가하면 1인당 GNI가 4만3500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환율이 1300원대를 유지할 경우에는 4만4000달러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봤다.
앞서 IMF는 한국의 1인당 GDP가 올해 4만4000달러에서 2027년 4만9000달러, 2028년 5만2000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재경부는 한국의 1인당 소득이 장기간 머물렀던 3만달러대를 벗어나 앞으로도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성장세 확대에도 물가 등 민생 부담이 지속되고 부문별 양극화와 같은 구조적 문제가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반도체 호황이 수출과 설비투자에 집중되면서 성장의 온기가 내수 전반으로 충분히 확산하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건설투자에서는 반도체 공장 등 비주거 건축은 양호하지만 주거 건축은 여전히 부진하고 소비에서도 백화점과 수도권에 비해 골목상권과 지방의 회복세가 상대적으로 약하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재경부는 “성장의 온기가 모든 국민의 삶에 확산될 수 있도록 민생 안정과 양극화 완화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강조했다.
y2k@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