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보호조치에도 강력사건 이어지자
‘관계성 범죄’ 올해 국감 화두로 떠올라
[헤럴드경제=김아린 기자] 경찰을 대상으로 이뤄진 올해 국회 국정감사의 화두는 단연 ‘관계성 범죄’(가정폭력·교제폭력·스토킹 등)였다. 경찰의 피해자 보호 프로그램이 가동 중임에도 남편이나 헤어진 연인에게서 해코지를 당하거나, 심지어 살해되는 일이 연달아 터지면서다. 의원들은 경찰의 피해자 보호 조치를 강하게 질타하면서 대안을 요구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종합감사가 열린 지난 26일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관계성 범죄 피해자 보호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박정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피해자 보호를 중점적으로 하기 위해 전국 시도경찰청의 가해자 위험성 평가 지표를 통일화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김 직무대행은 전국에서 발생한 관계성 범죄 4만3712건과 재범 위험이 큰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도 진행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경찰은 관계성 범죄 피해자에 대한 잠정 보호조치가 필요할 때, 지금처럼 검사를 거치지 않고 경찰이 법원에 직접 청구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경찰이 신청한 보호조치를 검사가 불청구하거나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는 사이 범행이 발생하는 문제가 있다”는 이상식 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김 직무대행은 “검사를 경유하면 보호조치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시도경찰청을 대상으로 열린 국정감사에서도 관계성 범죄에 대한 대응이 도마 위에 올랐다.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지난 22일 제주경찰청에서 열린 국감에서 “경찰은 피해자 본인이 처벌을 원치 않거나 공식 사건화를 피했다는 이유로 소극 대응해 왔는데 반의사불벌죄가 폐지된 스토킹 범죄를 이처럼 소극적으로 다루는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김병찬 제주경찰청장은 “관계성 범죄 가해자를 피해자로부터 완벽하게 분리하는 데 주력하겠다”며 “유치장 유치, 전자발찌 착용 명령 등을 적극 활용해 피해자 신변 안전을 철저히 확보하겠다”고 답변했다.
이달에만 언론에 알려진 관계성 범죄 피해자 사망 사건은 6건에 달한다.
김 직무대행이 스토킹 피해자 보호 실태를 점검하기 위해 일선 경찰서를 찾은 지난 22일로부터 불과 이틀 뒤인 24일엔 대전 중구에서 40대 남성이 과거 교제했던 여성을 폭행해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숨진 여성은 지난해 10월부터 스토킹 피해를 신고했으며 한때 긴급 신고용 스마트워치도 받았다. 경찰은 피해 여성이 보복을 우려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혀 사건 진행에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이 올해 1~8월 스토킹 피의자에 대해 받아낸 전자장치 부착 명령은 75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55건의 약 5배에 달했다. 유치 결정도 607건에서 893건으로 47% 늘었다. 이 기간 스토킹과 교제폭력 피의자를 검거한 건수(4만3788건)는 지난해 1년 치보다 41%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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