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 IPO 신청에 美 AI·반도체주 강세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2.82% 상승
FOMC·빅테크 실적 앞두고 경계감 여전
“韓증시, AI·반도체주 투자심리 호전에 반등 시도 전망”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 코스피가 최근 약세를 면치 못하는 가운데 27일 앤트로픽 기업공개(IPO) 기대감에 따른 미국 반도체주 훈풍에 힘입어 반등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전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80.83포인트(1.46%) 내린 5469.47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종가 기준 약 7개월 만의 최저치다.
지수는 51.25포인트(0.92%) 내린 5499.05로 출발한 후 한때 상승 전환하기도 했지만, 결국 반등에는 실패했다.
정규장 기준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6972억원 순매도하며 지수 하방 압력을 키웠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474억원, 6110억원을 순매수했다.
국내 증시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주요 빅테크 실적 발표, 미 중간선거 등 굵직한 이벤트를 앞두고 관망심리가 짙어진 모습이었다.
‘반도체 투톱’인 SK하이닉스는 대규모 특별배당 추진설이 제기되며 장 초반 3% 가까이 올랐지만, 장중 상승분을 모두 반납 후 결국 0.16% 하락 마감했다. 삼성전자도 약세 출발 후 반등을 시도했으나 실패하며 끝내 1.16% 하락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는 24.48포인트(3.26%) 내린 727.21로 마감했다. 코스닥 역시 지난 7월 31일(719.76) 이후 최저치다.
그나마 희망은 간밤 뉴욕증시에 불어닥친 앤트로픽 발(發) 훈풍이다. 뉴욕증시에서는 인공지능(AI) 대표 주자 앤트로픽의 IPO 신청서 제출 소식에 기술주 중심으로 투자 심리가 살아났다. 그러면서 나스닥 종합지수는 0.83% 올랐고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0.28%,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0.70% 각각 상승했다.
26일(현지시간) AI 모델 ‘클로드’의 개발사인 앤트로픽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IPO를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앤트로픽은 이번 IPO로 최대 2조달러(약 2700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1000억달러(약 133조원)를 조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실화할 경우 미 증시 데뷔 역대 최대 규모다.
특히, 증권신고서에 담긴 내용은 AI 수익성 논란 속에서 산업의 성장세와 비용 부담을 가늠할 자료로 주목받았다.
우선 앤트로픽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162억8600만달러(약 21조60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4배 이상으로 늘었다. 순손실은 807억4800만달러(약 107조2000억원)였으나, 이 중 약 724억달러는 전환사채(CB)와 파생상품의 가치 변동에 따른 비현금성 비용이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상무는 “앤트로픽의 빠른 매출 성장 등은 반도체 수요의 지속성을 뒷받침하는 요인”이라며 “이번 IPO는 AI 수요가 실제 매출로 연결되고 있고 AI 기업들의 높은 기업가치가 지속 가능한 현금흐름으로 뒷받침될 수 있는지를 평가하기 때문에 11월 중순 상장 후 주가의 향방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앤트로픽은 신고서의 약 4분의 1을 AI의 위험성과 자사가 처한 부정적 여건을 기술하는 데 할애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고대역폭 메모리(HBM) 공급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3사에 집중돼 첨단 칩 확보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밝혔다. 이들의 생산시설이 미국 밖에도 있어 수출입 통제와 제재, 관세 등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짚었다.
최근 재부각된 AI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일부 완화되자 주요 반도체주도 상승했다. AMD는 2.80%, 마이크론은 2.98%, 브로드컴은 2.33% 모두 각각 상승했다.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도 4.09% 올랐다.
반도체주 중심의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2.82% 오르며 강세를 나타냈다.
테슬라는 글로벌 투자은행(IB) 바클레이즈의 투자 의견 상향과 스페이스X와의 인수·합병(M&A) 가능성 부각에 힘입어 5.21% 급등했다. 엔비디아는 2.39% 올랐다.
반면, AI 인프라 구축 자금 충당을 위해 총 950억달러 규모의 자금 조달을 추진한다고 밝힌 메타 플랫폼은 1.88% 내렸다.
국내 증시에 대한 투자심리를 가늠할 수 있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 증시 상장지수펀드(ETF)는 0.97% 올랐다. 코스피200 야간선물 지수는 2.63% 상승했다.
이에 국내 증시도 반등에 나서며 5500선을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다만 주요 거대 기술기업들의 연이은 실적발표와 FOMC에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결정을 앞둔 경계감이 남아있을 수도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이날 앤트로픽 IPO 신청서발 미국 AI와 반도체주 투자심리 호전과 국제유가 상승세 진정 등에 힘입어 반등을 시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yuni@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