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라, 브라질 최초 대선 결선 역전승 성공

우파 하원 60% 장악에 여소야대 불가피

의원 예산권·사법 개혁 놓고 충돌 예고

2030년 대선 앞두고 후계자 경쟁도 본격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상파울루 파울리스타 거리에서 결선 투표 승리를 확정지은 후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로이터]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상파울루 파울리스타 거리에서 결선 투표 승리를 확정지은 후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극적인 역전승으로 4선에 성공했지만 향후 국정 운영에는 상당한 난관이 예상된다. 대선에서는 승리했지만 의회에서는 우파 진영이 다수 의석을 확보하면서 여소야대 정국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예산권을 둘러싼 의회와의 갈등부터 사법 개혁, 재정 건전성 확보까지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한 가운데 집권 노동자당 내부에서는 ‘포스트 룰라’를 둘러싼 후계 구도 논의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26일(현지시간) 브라질 현지 정치권에 따르면 룰라 대통령은 전날 치러진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에서 우파 성향의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후보를 꺾고 4선에 성공했다. 브라질 민주화 이후 1차 투표에서 패배한 후보가 결선투표에서 승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내년 1월 새 임기를 시작하는 룰라 대통령 앞에는 우파가 장악한 의회라는 현실이 기다리고 있다.

이번 총선 결과 우파 진영은 하원 의석의 약 60%를 차지했다. 상원에서도 우파가 약 3분의 1을 확보했으며, 대선에서 패배한 보우소나루 일가가 이끄는 자유당(PL)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룰라 대통령이 추진하는 주요 개혁 정책이 의회의 반대에 부딪힐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가장 큰 쟁점은 의회가 주도해 온 이른바 ‘의원 내정 예산’의 통제권을 정부가 되찾는 문제다.

브라질에서는 의원들이 지역구 사업 등에 배정되는 예산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룰라 대통령은 대선 기간 “입법부가 쥐고 있는 의원 예산 권한을 두고 한판 승부가 벌어질 것”이라며 예산권 개혁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 보우소나루계 우파 세력이 하원 과반을 확보한 데다 의회 내 캐스팅보트를 쥔 중도 정치세력 ‘센트랑’도 예산권 축소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센트랑은 의원 예산을 지역구 사업에 활용해 온 만큼 기존 권한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룰라 대통령이 개혁 입법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이들 중도 세력과의 정치적 타협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사법 개혁 역시 쉽지 않은 과제다.

룰라 대통령은 최근 ‘마스터 은행 스캔들’ 등으로 신뢰도가 추락한 연방대법원의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대법관 임기제 도입과 추천위원회 신설 등을 통해 사법부에 대한 국민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구상이다.

국가치안부 신설도 주요 국정 과제로 제시했다. 그러나 사법제도 개편과 치안 조직 신설에는 헌법 개정이나 관련 법률 정비가 필요한 만큼 야당의 협조 없이는 추진이 쉽지 않다.

경제 정책에서도 풀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룰라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영세개인사업자 부채 감면과 주말 대중교통 무상화 확대 등 서민 생활 지원 공약을 내세웠다.

반면 금융시장에서는 브라질의 국가 부채 증가와 재정 지출 확대를 우려하며 강도 높은 지출 통제를 요구하고 있다. 룰라 정부로서는 복지 확대라는 핵심 공약을 이행하면서도 재정 건전성을 유지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집권 노동자당 내부에서는 후계자 육성도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룰라 대통령은 이번 대선에서 4선에 성공하며 정치적 영향력을 재확인했지만, 노동자당은 선거 기간 내내 ‘룰라 이후의 대안이 없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룰라 대통령이 이번 임기를 끝으로 정계에서 은퇴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당내 세대교체 논의가 빨라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2030년 대선을 앞두고 노동자당 내부 인사는 물론 당 밖의 유력 정치인까지 후계 후보로 검토하는 움직임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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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iz.heraldcorp.com/article/10915454?sec=009

sj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