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이후 SNS 게시글 9만여건 중 최장

자신 비판한 코미디언 향해 원색적 비난

백악관 만찬 후 돌변 “시간 낭비였다”

CNN “중간선거·중동분쟁 아닌 장광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캔자스로 향하기 위해 백악관을 떠나며 취재진에게 이야기하고 있다. [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캔자스로 향하기 위해 백악관을 떠나며 취재진에게 이야기하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을 비판한 유명 코미디언을 향해 1323단어에 달하는 장문의 비난 글을 쏟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이 2011년 이후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약 9만7000건의 게시글 가운데 가장 긴 글이다. 미국 중간선거와 중동 분쟁 등 주요 현안이 아닌 토크쇼 진행자와의 개인적 갈등에 역대 최장 분량의 글을 할애하면서 미국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26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밤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1323단어 분량의 게시글을 올렸다. 데이터 분석업체 팩트베이스가 집계한 2011년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SNS 게시글 9만7455건 가운데 가장 긴 글이다.

기존 최장 기록은 지난 5월 작성한 723단어 분량의 게시글이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케네디센터 개보수를 막은 연방법원을 비판하면서 대법원의 관세 판결과 출생시민권 문제 등 사법부를 향한 불만을 쏟아냈다.

이번에는 국정 현안이 아닌 자신을 비판한 코미디언이 공격 대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HBO의 시사 토크쇼 ‘리얼 타임’ 진행자인 빌 마허를 향해 “완전하고도 철저한 실패자”라고 비난했다. 이어 “시청률이 낮은 HBO에서 시청률이 낮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며 마허의 방송을 깎아내렸다.

그는 마허가 ”모든 것에 대해 거짓말을 한다“며 자신의 국정 지지율과 캘리포니아의 불법 투표 문제 등을 다룬 방송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더 이상 전화하지 말라”며 “당신의 토크쇼를 많이 본 적도 없지만 다시는 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허의 프로그램을 두고는 “미국과 전 세계가 불행하게도 접해야 하는 가짜뉴스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이번 장문의 게시글은 불과 열흘 전 백악관에서 함께 식사했던 마허가 방송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한 데 따른 반발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 백악관에서 마허와 만찬을 했다. 당시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은 “훌륭한 저녁 식사였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마허가 지난 23일 방송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낮은 국정 지지율 등을 거론하며 비판하자 태도가 급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게시글에서 마허가 자신을 존경한다며 공통 지인을 통해 만남을 거듭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백악관 만찬에 대해서도 “나는 아무것도 배우지 못했고 시간 낭비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마허가 진행하는 ‘리얼 타임’은 정치·사회 현안을 풍자와 유머로 다루는 시사 코미디 토크쇼다. 정치권과 문화계 인사들을 초청해 인터뷰와 토론을 진행하며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발언을 이어왔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역대 최장 게시글을 통해 쏟아낸 비난의 대상이 중간선거나 중동 분쟁이 아닌 코미디언이었다는 점을 꼬집었다.

CNN은 ”대통령이 쓴 에세이의 주제는 중간선거도, 중동 분쟁도 아닌 코미디언 마허와의 복잡한 관계에 관한 글이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장광설은 전담 기자들이 화면을 캡처하고 요약하기조차 벅찰 정도였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게시글에서 자신의 지지율을 설명하며 CNN 여론조사 결과를 잘못 인용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허는 내가 공화당의 지지를 잃고 있다고 말했지만, CNN 조사에서 나는 공화당의 사상 최고치인 98~99%의 지지를 얻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CNN은 지난주 자체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공화당 내 지지율이 74%로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98~99%는 공화당 전체 지지층이 아닌 강성 지지층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공화당원의 지지율을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고 CNN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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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j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