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시장 예상 깨고 ‘Aa3’ 유지
피치·S&P보다 한 단계 높은 신용등급
재정적자 GDP 5.4%…전국 시위도 확산
[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23일(현지시간) 금융시장 전망과 달리 프랑스 국가 신용등급을 Aa3로, 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유지했다. 프랑스 재정 불안이 심해지며 시장이 하향 조정을 전망했던 만큼, 의외라는 평가가 나온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해 프랑스의 국가신용등급을 무디스의 A1에 해당하는 A+로 낮춘 바 있다. 이에 시장에서는 무디스 역시 프랑스의 재정 불안을 고려해 신용등급을 기존 Aa3에서 A1으로 한 단계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프랑스는 국내총생산(GDP)의 5.4%에 달하는 재정 적자와 하원에 과반 다수당이 없는 정치 분열, 경제 성장률 둔화, 금리 상승으로 재정 건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더해 공공부문 투자 부족과 높은 물가에 항의하는 시위가 전국에서 확산하며 긴축적 재정에 대한 반대 여론이 높다.
블룸버그,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무디스는 성명에서 “2027년도 예산안 처리 절차가 최근 들어 가장 광범위한 시위가 벌어지는 시기에 이뤄진다”며 “어려운 정치적, 사회적 여건에도 우리의 기본 가정은 재정적자를 줄이는 2027년 예산안이 결국 채택될 거란 예상”이라고 설명했다.
재정 불안과 시위 확산으로 궁지에 몰려 있는 에마뉘엘 마크롱 정부는 신용등급 추가 강등을 피하면서 한숨 돌리게 됐다.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총리는 무디스 결정 후 “오늘의 결정은 우리 경제의 탄탄함과 정부가 제시한 예산안의 신뢰성을 인정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프랑스 정부의 난관은 그대로다. 르코르뉘 총리는 앞서 세수를 늘리고 지출을 대폭 억제해 재정을 개선하는 예산안을 제시했지만, 의회 분열로 통과가 불투명하다. 정부는 헌법에 따라 긴급한 상황이라고 판단했을 때 의회 투표 없이 예산안을 통과시킬 수 있지만, 이 경우 정부가 의회에서 불신임받을 수 있다.
23일 하원에서는 정부의 사회보장 예산안의 세입 부분이 부결돼 상원으로 원안이 넘어갔다. 하원은 다음 주부터 주요 예산안에 대한 토론을 시작한다.
프랑스 국채 금리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22일 프랑스 국채 10년물 금리가 2002년 이후 가장 높은 5.14%까지 올랐고, 안전 자산으로 꼽히는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의 차이는 1.78%포인트까지 벌어졌다.
마이크 벨 RBC 블루베이 에셋매니지먼트 시장전략총괄은 대선 이후에 3대 국제 신용평가사가 프랑스 신용등급을 추가 강등한다면 “거기서부터 상황은 훨씬 나빠질 수 있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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