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켈코리아 송도 공장 르포

접착 설루션 글로벌 시장 선두

韓 반도체 투자 적극…헨켈 핵심 요충지로 부상

고부가 반도체 겨냥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

헨켈코리아 송도 공장 전경. [헨켈코리아 제공]
헨켈코리아 송도 공장 전경. [헨켈코리아 제공]

[헤럴드경제(인천)=한영대 기자] “헨켈코리아 송도 공장은 한국 고객을 중심으로 반도체용 첨단 접착 설루션을 공급하는 동시에 글로벌 고객사에도 제품을 제공하는 아시아 지역의 허브 생산 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22일 방문한 1만144㎡(약 3069평) 규모의 헨켈코리아 송도 공장. 평범한 2층 건물처럼 보이는 공장의 1층에 들어서자마자 반도체 생산시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클린룸이 바로 눈에 띄었다. 클린룸에는 방진복을 입은 직원들이 반도체용 접착제를 만들고 있었다. 일부 클린룸의 조명은 노란빛을 냈다. 접착제 제작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이상 반응을 막기 위해 조명시설에 자외선(UV)을 제거한 것이다.

김세현 헨켈코리아 송도 공장장(상무)은 “반도체 공정에 들어가는 소재를 제작하는 만큼 클린룸에는 먼지가 거의 없고 온도와 습도 등을 철저히 제어하고 있다”고 말했다.

헨켈코리아 송도 공장은 지난 2019년 착공, 3년 뒤인 2022년에 준공됐다. 공장 건설에 투입된 자금만 3500만유로(521억원)이다. 송도 공장의 반도체용 접착제 연간 생산량은 최대 250톤이다. 헨켈코리아가 운영하는 한국 공장 4곳(송도, 안산, 음성, 천안) 중 반도체용 접착제를 생산하는 공장은 송도가 유일하다.

반도체용 접착제는 칩에서 발생하는 열을 관리하는 등 반도체의 신뢰성을 뒷받침하는 핵심 소재이다. 헨켈의 반도체용 접착제는 집적회로(IC) 설계는 물론 웨이퍼 제조, 반도체 패키징, 모듈 제조, 보드 조립, 최종 기기에 이르는 모든 밸류체인에 공급되고 있다.

헨켈의 접착 설루션은 ▷원자재 검사 ▷원자재 계량 ▷중간재 혼합 ▷첨가제 분쇄 ▷완제품 혼합 ▷출하 검사 ▷실린지 포장 등 7단계에 걸쳐 만들어진다. 송도 공장에서 만들어진 접착제는 주사기를 연상케 하는 실린더에 포장, 우리나라 기업들은 물론 글로벌 고객사에 공급된다.

송도 공장이 헨켈의 아시아 허브 기지로 부상한 배경에는 교통 인프라와의 접근성이 자리잡고 있다. 송도 공장에서 인천공항 간 거리는 약 30분에 불과하다. 김영미 헨켈코리아 대표이사는 “송도 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주로 항공으로 운송된다”며 “한국 국적 대형 항공사의 경쟁력 있는 항공화물 운임은 송도에 생산기지를 설립하는 데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韓 반도체 사업 호조로 송도 공장 역할 중요해질 것”

헨켈의 반도체용 접착제가 담긴 실린더. 한영대 기자
헨켈의 반도체용 접착제가 담긴 실린더. 한영대 기자

독일 기업인 헨켈은 올해 창립 150주년을 맞았다. 핵심 사업은 세제 퍼실 등 컨슈머 브랜드와 접착 설루션이다. 컨슈머 브랜드, 접착 설루션의 매출은 지난해 기준 각각 98억유로(15조원), 107억유로(16조원)이다.

특히 접착 설루션은 한국은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다졌다. 국내 스마트폰 4대 중 약 3대에는 헨켈의 설루션이 적용됐고, 반도체용 제품은 글로벌 톱티어 메이커들에 공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헨드릭 콜라이크 헨켈 아시아-태양양 대표이사는 “헨켈은 접착제와 기능성 코팅 분야 등에서 글로벌 1위 입지를 차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헨켈은 1989년 한국 시장에 처음 진출했다. 이후 한국은 헨켈의 핵심 요충지로 자리잡고 있다. 헨켈의 아시아 매출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중국에 이어 2번째로 높다. 헨켈은 한국에서 생산되는 제품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연구개발부터 시험 생산, 공정 검증, 최종 양산까지 통합 수행하는 설루션을 구축했다.

김영미(왼쪽 두번째) 헨켈코리아 대표이사, 헨드릭 콜라이크(왼쪽 세번째) 헨켈 아시아-태평양 대표이사 등이 간담회에 참석했다. [헨켈코리아 제공]
김영미(왼쪽 두번째) 헨켈코리아 대표이사, 헨드릭 콜라이크(왼쪽 세번째) 헨켈 아시아-태평양 대표이사 등이 간담회에 참석했다. [헨켈코리아 제공]

헨켈이 한국 시장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반도체 투자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올해 글로벌 인공지능(AI)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해 대규모 반도체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반도체용 접착제를 양산하고 있는 헨켈로서는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김 대표는 “헨켈은 한국 시장에 진출한 이후 지난 40년 가까이 탄탄한 사업 기반을 구축해 왔다”며 “최근 글로벌 AI 시장의 성장과 한국 반도체 산업 호조에 힘입어 송도 공장의 역할도 중요해질 거라 기대한다”고 내다봤다.

헨켈은 고부가 반도체를 개발하는 고객들을 위해 다이 어태치, 인캡슐런트 등 첨단 접착 설루션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올해 차세대 통신용 고열전도성 다이 어태치 신제품을 공개했다. 다이 어태치는 반도체 칩을 기판 위에 단단히 고정시키는 소재이다.

김 대표는 “헨켈은 글로벌 반도체 소재 기업으로서 반도체 기업들의 주요 파트너로 입지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며 “송도 공장은 첨단 반도체 소재 공급 거점으로서 고객과의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yeongda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