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커 통해 허위서류 제출…23곳 정책자금 대출

소진공, 서류 유사성 포착…전수조사로 적발

브로커 3명 재판행…1억9000만원 회수

정책브로커 신고 677건…수사 의뢰 17건

사진은 기사와 무관. [연합]
사진은 기사와 무관. [연합]

[헤럴드경제=부애리 기자] 정부의 소상공인 정책자금 대출 심사가 불법 브로커와 허위 서류에 뚫린 것으로 드러났다. 브로커를 통해 가짜 매출 증빙 자료를 제출한 소상공인들이 5억4000만원의 정책자금을 대출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23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소진공은 저신용 소상공인 자금 신청 과정에서 허위 서류를 제출한 업체 23곳을 적발했다. 이들 업체에 지급된 정책자금은 총 5억4000만원으로 집계됐다.

부정 신청에는 외부 브로커가 개입했다. 업체들은 개업 일자를 사업자등록 신청 이전 시점으로 소급해 신고한 뒤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했다는 증빙으로 매출 전자세금계산서 합계표를 제출했다. 실제 영업실적을 증명하는 자료인 것처럼 꾸며 정책자금 심사를 통과한 것이다.

이 같은 수법은 소진공이 신청 업체들의 제출 서류를 비교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일부 업체가 제출한 매출 전자세금계산서 합계표가 다른 업체의 증빙자료와 유사하다는 점을 발견한 것이다.

소진공은 같은 기간 동일한 정책자금을 신청한 업체들을 대상으로 제출 서류의 허위 작성 여부를 확인하고 현장실사 등 전수조사에 착수했다. 조사 결과 동일한 내용의 허위 서류를 제출한 것으로 의심되는 업체 23곳이 확인됐다.

소진공은 이들 업체에 해명자료 제출을 요구하고 대면 면담을 진행해 브로커 개입 사실을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허위 매출 증빙 자료와 브로커랑 주고받은 카카오톡 대화 내용 등도 확보했다.

소진공은 2024년 10월 8일 대전지방검찰청에 대출 브로커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후 수사가 진행돼 올해 6월 12일 브로커 혐의자 3명이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문제는 부정하게 지급된 정책자금의 회수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소진공에 따르면 전체 23건, 5억4000만원 가운데 현재까지 1억9000만원을 회수했다. 다만 전액 상환을 완료한 업체는 7곳에 그쳤다.

소진공은 브로커와 연루 소상공인에 대한 재판 결과에 따라 대여금 청구 소송 등 추가적인 법적조치를 진행할 예정이다. 다만 실제로 얼마를 추가 회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정책브로커 관련 신고도 잇따르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박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올해 8월 말까지 불법 브로커 신고센터에 접수된 신고는 총 677건이었다. 이 가운데 부당개입 행위가 의심돼 수사의뢰한 사례는 17건으로 전체의 2.5%였다. 검찰에 송치된 사건은 3건이었다.

소진공에 접수된 관련 신고는 2024년 1건, 2025년 7건, 올해 8월 말까지 437건 등 총 445건이었다. 소진공은 이 가운데 412건을 자체 처리했고 3건은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정책금융 제3자 부당개입 문제해결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키고 올해 6월까지 총 6차례 회의를 개최했다. 정책금융기관별 신고센터를 운영하고 신고포상제와 자진신고자 면책제도 도입을 추진하는 한편 경찰청과 특별단속에도 나섰다.

하지만 이번 사례는 정책자금 신청 단계에서 허위서류가 걸러지지 않을 경우 실제 대출 실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소진공이 여러 업체의 제출서류를 비교한 뒤에야 부정신청 정황을 포착한 만큼 신청자료의 교차검증과 사후관리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의원은 “절박한 소상공인에게 돌아가야 할 정책자금이 브로커의 돈벌이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라며 “허위 서류를 걸러낼 심사 체계를 강화하고, 브로커 수사 의뢰와 부정 대출금 환수에 적극 나서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bo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