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향후 민간소비의 회복 여건 점검’ 보고서

반도체 대규모 배당…4분기부터 소비 기여

환율 10% 떨어지면 가계 구매력 0.35%↑

가계부채·증시 조정은 소비 회복 제약 요인

1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삼성전자 동행노조 노조원들이 부문별 성과급 차별 반대 집회를 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1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삼성전자 동행노조 노조원들이 부문별 성과급 차별 반대 집회를 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반도체 호황에 따른 대규모 성과급과 배당이 내년 민간소비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환율 내림세도 실질구매력을 높이면서 소비 진작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한국은행 ‘향후 민간소비의 회복 여건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소비 회복 확산 여건을 소득, 재정, 환율 등으로 나눠 분석한 결과 “내년으로 갈수록 반도체 경기 호조의 영향이 파급되면서 민간소비 회복세가 점차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우선 보고서는 반도체, 자동차, 조선 등 주요 기업의 특별 성과급이 약 60조∼7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됨에 따라 내년 초부터 가계 소비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소득이 일시적으로 100만원 늘면 소비가 11만원 정도 증가한다고 가정했다.

반도체 기업의 대규모 배당도 올해 4분기 이후 가계 소비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최근 주식 보유 저변이 넓어진 만큼 배당에 따른 소비 진작 효과도 과거보다 폭넓게 나타날 수 있다고 봤다.

또한 법인세수 증가가 가계 이전지출 확대로 이어져 소비 여력이 커질 것으로 한은은 분석했다. 이전지출이란 정부가 대가 없이 일방적으로 지급하는 자금이나 물품을 말한다. 이전지출 증가의 상당 부분은 한계소비성향(추가 소득 중 소비에 쓰는 비율)이 높은 중·저소득층 지원에 활용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은 또 원/달러 환율이 10% 하락하면 가계의 실질 구매력이 약 0.35% 개선될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면서 환율 하락이 수입물가를 낮춰 가계 전반의 구매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했다.

한은은 “성과급, 배당은 주로 고소득층의 소비 여력을 높이겠지만, 가계 이전지출 확대와 환율 하락은 중·저소득층 구매력을 크게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득이) 일정 부분 부동산으로 갈 수 있다”면서도 “대부분 금융 저축으로 축적이 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가계부채 증가세, 주택건설 경기 부진, 증시 조정 등은 민간소비 회복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꼽았다.

그중에서도 증시 조정과 관련해 향후 주가 반등 기대가 약화하거나 손실 가구 심리 개선이 지연될 경우 소비 제약이 일정 기간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신현송 한은 총재는 이날 오전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주가가 최근에 조정을 많이 받으면서 실물경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고 있다”면서도 “장기적으로 봤을 때 수출과 투자를 통해서 소득여건이 계속 개선되고 있고, 큰 흐름에서 볼 때 소비가 상당히 견조한 흐름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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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sta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