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 이후 통신 속도 개선됐지만 복구 미완

밴스 “머스크의 전쟁 개입 거부 이해한다”

美의회, 스페이스X 의존도 조사 착수 예고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AI 최고경영자(CEO)(오른쪽)가 지난달 29일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인공지능 업계 대표들과의 오찬 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나란히 서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로이터]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AI 최고경영자(CEO)(오른쪽)가 지난달 29일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인공지능 업계 대표들과의 오찬 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나란히 서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우크라이나군이 사용하는 위성통신 서비스 ‘스타실드’의 속도 제한을 해제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화 이후 서비스 속도가 개선되는 조짐을 보였지만 완전한 복구에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당국자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머스크와 통화하면서 우크라이나에서 운용되는 스타실드의 속도가 시속 100마일(약 160㎞) 수준으로 제한된 데 불만을 표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 참모들과 측근들에게도 스타실드의 속도 제한을 되돌리고 싶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실드는 스페이스X의 위성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를 군사용으로 특화한 통신망이다. 우크라이나군은 이를 전선 통신과 드론 작전 등에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이동 속도 제한이 적용되면서 고속으로 비행하는 일부 공격용 드론과 요격기의 운용에 차질이 발생했다. 러시아의 공격에 대응하는 우크라이나군의 작전 수행 능력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의 통화 이후 상황은 일부 개선됐다. 미국과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은 이날 스타실드가 이전보다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일부 우크라이나 당국자는 통신 속도가 빨라졌지만 시스템의 기능이 완전히 복구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스타실드의 속도 제한을 누가 결정했는지를 둘러싼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WSJ은 앞서 머스크가 직접 속도 제한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머스크가 독자적으로 내린 결정인지, 트럼프 행정부의 지시에 따른 것인지를 놓고 스페이스X와 백악관의 설명은 엇갈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머스크에게 속도 제한을 요청했거나 해당 조치의 지시자가 누구인지 알고 있다는 주장을 부인해왔다. 백악관도 이번 보도에 대한 논평 요청에 트럼프 대통령의 기존 부인 발언을 참고하라는 입장을 밝혔다.

행정부 내부에서도 머스크의 결정에 대한 시각차가 드러났다. JD 밴스 부통령은 이날 “미국 정부의 실질적인 지시 없이 전쟁에 개입하기를 원하지 않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며 머스크의 입장을 옹호했다.

밴스 부통령은 이어 “이는 일론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근본적으로 미국의 우크라이나 정책이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는 머스크가 정부 개입 없이 자사의 서비스 약관을 집행할 권한이 있다는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의 기존 발언과는 결이 다른 메시지라고 WSJ은 짚었다.

미국 의회에서는 민간 기업의 결정이 우크라이나군의 작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리처드 블루먼솔 민주당 상원의원은 이날 사전 통보 없이 우크라이나의 스타실드 서비스 성능이 저하된 경위를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가 스페이스X의 통신 서비스에 얼마나 의존하고 있는지도 조사 대상에 포함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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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j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