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바람·파도·조류에도 선박 위치 자동유지 기술
- 해외 기술 의존도 낮추고 해상풍력·해양조사선·무인선박 활용 기대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거센 파도와 바람, 조류에도 선박이 정해진 위치를 벗어나지 않도록 자동으로 제어하는 국산 기술이 실제 바다에서 성능 검증을 마쳤다. 해외 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선박 동적위치제어 기술의 국산화에 한 걸음 다가섰다는 평가다.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KRISO)는 자체 개발한 동적위치제어(DP·Dynamic Positioning) 기술을 실제 선박에 적용해 국내 최초로 해상 실증을 수행했다고 22일 밝혔다.
DP는 파도와 바람, 조류 등 외부 환경으로 선박이 밀려나거나 방향이 틀어질 때 추진기를 자동으로 제어해 선박의 위치와 방향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기술이다.
해양조사선이나 해상풍력발전기 설치·유지보수선, 해양 시추선 등 정밀한 위치 유지가 필수적인 선박에 활용된다. 특히 해상에서 닻을 내리지 않고도 선박의 위치를 유지할 수 있어 다양한 해양작업에 필요한 핵심 기술로 꼽힌다.
현재 국내 DP 분야는 해외 전문기업의 제품과 기술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다.
KRISO 연구진은 선박의 움직임을 제어하는 알고리즘부터 여러 추진기에 필요한 힘을 나눠주는 추력분배 기술, 센서 정보 처리, 실시간 제어시스템 등을 통합한 국산 DP 기술을 개발해 왔다.
연구진은 먼저 축소 모형선을 이용한 수조시험에서 다양한 해양환경을 재현해 기술 성능을 확인했다. 이후 실제 해상에서의 성능을 검증하기 위해 2024년부터 KRISO가 보유한 쌍동선 ‘아라곤 4-2호’에 자체 개발한 DP 시스템을 탑재해 실증을 진행했다.
실증 과정에서는 실제 바람과 파도, 조류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환경에서 선박의 위치 유지 성능과 제어 특성을 분석했다. 이를 통해 실선 운용 데이터를 확보하고 제어 기술의 완성도를 높였다.
특히 국내에서 자체 개발한 DP 기술을 실제 선박에 적용해 해상 실증 단계까지 검증 범위를 확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KRISO는 DP 성능을 정밀하게 평가할 수 있는 자체 개발 프로그램 ‘KDPCAP’과 ‘KDPSIM’도 확보하고 있다.
KDPCAP은 해양환경과 추진기 성능을 분석해 선박이 위치를 유지할 수 있는 한계를 평가하는 프로그램이다. KDPSIM은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파도와 바람, 조류 속에서 선박의 움직임과 추진기 작동을 시뮬레이션해 제어 성능을 검증한다.
연구진은 이번 해상 실증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성능평가 프로그램에 반영하고 추가 실증을 통해 기술 신뢰성을 높일 계획이다.
조석규 KRISO 책임연구원은 “해상 실증을 통해 DP 기술의 성능과 제어 특성을 확인하고, 향후 선박 설계에 보다 정밀하게 반영할 수 있도록 기술적 완성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정종진 KRISO 소장은 “DP는 무인수상선 등 미래 해양모빌리티 분야에서도 활용 가치가 높은 기술”이라며 “앞으로도 선박·해양산업에 필요한 핵심기술을 선제적으로 개발하고 실증을 통해 현장 활용을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nbgkoo@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