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신규 바이러스 25종 확인

방제 R&D 예산 47%↓…사후 비용 2.4배↑

강승규 의원 “피해 조사·방제 지원 확대해야”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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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선국 기자] 기후변화로 농작물 바이러스병 확산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국내에는 바이러스 방제용으로 등록된 농약이 단 한 개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 새로운 식물바이러스 25종이 확인됐지만 정부는 피해액조차 집계하지 않고 있다. 관련 연구개발(R&D) 예산은 5년 새 47% 줄어든 반면 사후 방제비는 2.4배로 늘었다.

22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강승규 국민의힘 의원이 농촌진흥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2년 식물바이러스 방제농약 등록기준이 마련된 이후 올해까지 14년간 등록된 약제는 한 건도 없었다. 등록 신청도 2건에 그쳤고, 모두 보완 단계에 머물러 있다.

식물바이러스는 일단 감염되면 치료가 어려워 감염된 식물을 제거하고 매개충을 방제하는 등 예방 중심의 관리가 중요하다. 그러나 국내에는 바이러스 방제용으로 등록된 농약이 없어 농가의 대응 수단이 제한적인 상황이다.

피해 규모를 파악할 통계도 부족하다. 농진청은 바이러스 발생 동향을 농가 지도용으로 활용할 뿐 피해액은 별도로 산정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상시 조사 대상도 벼·콩·고추·배추·무 등 5개 작목에 한정돼 있다.

반면 최근 10년간 국내에서 새로 확인된 바이러스 64종에는 키위·포도·복숭아·사과·감귤·대추·딸기 등 과수에서 확인된 사례가 다수 포함됐다. 새로운 바이러스가 발견되는 작목 상당수가 상시 조사 대상에서 빠져 있는 셈이다.

실제 일부 작목에서는 바이러스 감염 비율이 빠르게 높아졌다. 콩의 바이러스 감염주율은 2024년 0.50%에서 지난해 3.50%로 7배 상승했다. 최근 10년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충북 지역은 같은 기간 0.32%에서 3.13%로 9.8배 뛰었다. 무의 감염주율도 2023년 0%에서 지난해 2.63%로 올라 최근 10년간 최고치를 기록했다.

새로운 바이러스의 국내 확인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5년간 국내에서 처음 확인된 식물바이러스는 25종으로, 평균 73일에 1종꼴이다. 지난해 보고된 5종 가운데 3종은 키위에서 확인됐다.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는 해충의 증가도 우려 요인이다. 제주 감귤밭에서 포획된 볼록총채벌레는 2020년 4.18마리에서 지난해 23.59마리로 5.6배 증가했다. 매개충 증가는 바이러스병 확산 위험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바이러스 대응 R&D 예산은 2021년 33억8700만원에서 지난해 17억8500만원으로 47.3% 감소했다. 주요 연구과제였던 ‘과수화상병 등 현안문제 병해충 피해경감 기술개발’ 사업도 2024년 종료됐다.

최근 5년간 바이러스 대응 연구에 159억원이 투입됐지만 농가가 구매해 사용할 수 있는 등록 방제농약은 나오지 않았다. 같은 기간 사후 방제비는 230억원에서 547억원으로 2.4배 증가했다. 농진청이 제시한 대응 계획 역시 2028년까지 진단법 개발과 약제 탐색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관리 업무가 여러 기관에 나뉘어 있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농진청은 유기농업자재의 바이러스 효능 표시 현황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소관이고, 피해 농가 지원 실적은 농림축산식품부 소관이라 관련 자료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강 의원은 “정부는 14년간 약 하나 만들지 못했고 피해가 얼마나 되는지도 모르고 있다”며 “농민은 해마다 밭을 갈아엎으면서도 손에 쥘 수단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가 R&D로 효능이 검증된 자재라면 유기농업자재 공시 여부와 관계없이 농가가 현장에서 쓸 수 있도록 지원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며 “피해 통계부터 제대로 집계하고 조사 작목을 과수와 시설작물까지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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