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소재 선거용품 업체 대표, 배우자도 다른 업체 대표로

전 중앙선관위 정당과장이 대표인 업체도 ‘가족회사’ 논란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둘러싼 의혹을 수사하는 특별검사팀의 이태한 특별검사가 지난달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에서 열린 현판식에서 현판을 제막하고 박수를 치고 있는 모습. 윤창빈 기자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둘러싼 의혹을 수사하는 특별검사팀의 이태한 특별검사가 지난달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에서 열린 현판식에서 현판을 제막하고 박수를 치고 있는 모습. 윤창빈 기자

[헤럴드경제=최의종 기자] 6·3 지방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비롯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각급 선관위 비위 의혹 등을 수사 중인 선관위 특검(이태한 특별검사)이 최근 입찰방해 혐의로 선거용품 제조·판매업체 대표들을 연이어 조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업체 대표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도 연장했는데, 입찰 계약과정 위법성과 선관위 공모 여부를 따지는 것으로 파악됐다.

22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특검팀은 최근 입찰방해 혐의를 받는 경북 소재 선거용품 제조·판매업을 하는 A업체 대표 B씨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를 연장했다. B씨는 앞서 검·경 합동수사본부(합수본) 시절 출국금지 조치를 받은 뒤 거듭 연장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지난달 추석 연휴 전 B씨를 불러 조사한 뒤 지난 16일에도 조사했다.

특검팀은 A업체와 함께 B씨 배우자가 대표로 있으며 B씨도 사내이사로 이름 올린 경북 소재 C업체 등이 선관위와의 계약을 체결한 배경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씨에 대한 피의자 조사 과정에서는 선관위가 A, C업체와 계약과정에서 특혜를 비롯한 위법성이 있었는지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B씨는 위법성이 없었다는 입장이다.

C업체는 합수본 시절 수사가 진행된 전 중앙선관위 정당과장 출신 D업체 대표 E씨가 2021~2024년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린 업체이기도 하다. D업체 역시 선관위와 계약을 맺었는데 E씨 배우자가 대표인 또 다른 회사를 통해서도 선관위와 계약을 맺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B씨와 E씨 모두 본인 운영 업체뿐 아니라 가족회사를 통해 선관위와 계약을 맺은 셈이다.

D업체에는 E씨 외에 전직 중앙선관위 고위 관계자가 임원으로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7월 전 중앙선관위 정당과장 출신인 E씨가 운영하는 D업체와 그 배우자 운영업체, C업체가 선관위와 총 103건, 175억원 상당 계약을 맺었으며 이 중 90건이 수의계약이었다며 이권 카르텔이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특검팀은 B씨와 E씨, 선관위 등의 공모 관계를 의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특검팀은 지난 18일에도 E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E씨는 지난달 20일과 30일, 지난 4일에도 피의자 조사를 받은 바 있다. 특검팀은 E씨 조사를 통해 선관위가 선거물품 관련 업체들과의 계약 과정에 위법성이 있었는지를 따진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E씨는 선관위가 입찰 계약과정에서 피해를 입혔다며 오히려 중앙선관위 선거기반과장과 계약담당 사무관을 각 업무상 배임과 강요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선관위와 공모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피해자라는 주장이다.

E씨는 지난해 12월 중앙선관위가 발주한 사전투표함(받침대 포함) 제작 입찰에 1순위 적격자로 선정됐는데 잠금장치 부분만 고의로 분리 발주해 국가에 손해를 줬다고 주장했다. 사건을 접수한 경기 과천경찰서는 최근 E씨를 상대로 고소인 조사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특검팀은 해당 사건을 경찰로부터 넘겨받을지 협의 중으로 전해졌다.

선관위 특검 관계자는 “입찰방해와 관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라며 “경찰로부터 (E씨가 고소한 사건을) 이첩할 가능성도 열려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선관위 특검 조사를 받은 중앙선관위 5급 공무원이 전날(21일) 숨진 채 발견됐다. 이 사실이 알려진 후 중앙선관위는 “심야까지 조사받았던 직원이 유명을 달리했다. 계속된 수사로 극심한 심리적 부담을 겪고 소중한 생명을 잃게 된 점은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반면 특검팀은 “심야 조사는 진행된 사실이 없다. 강압적인 분위기는 전혀 없었고 이의제기도 없었다”라고 반박했다.

이와 별개로 선관위 특검은 전날(21일) 외유성 출장 의혹을 받는 노태악 전 중앙선관위원장 주거지에 업무상 횡령과 허위공문서작성·행사 혐의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합수본이 노 전 위원장 주거지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에서 기각된 바 있는데, 특검팀이 국외출장결과보고서에 허위 사실을 기재한 정황을 추가 포착해 영장을 받아 집행했다.


bell@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