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업체 6곳 및 임직원 37명 공소장에 기재
검찰청 폐지 직전 마지막 날 중앙지검 무더기 기소
[헤럴드경제=최의종 기자] 검찰(현 공소청)이 역대 최대인 16조3961억원 규모 담합을 벌인 혐의로 석유화학업체들과 그 임직원들을 재판에 넘기면서 이들이 음식점과 골프장, 카페, 술집 등에서 만나 가격 조정 등을 협력하기로 합의했다고 공소장에 적은 것으로 확인됐다.
21일 헤럴드경제가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LG화학과 애경케미칼, OCI, 롯데정밀화학, PKC, 유니드 등 석유화학업체 6곳과 장영수 전 PKC 대표 등 임직원 37명(LG화학 12명·PKC 6명·OCI 11명·애경케미칼 4명·롯데정밀화학 3명·유니드 1명) 등 공소장 범죄일람표에는 이같은 내용이 적혔다.
구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현 서울중앙지방공소청 중대범죄기소4부·부장 나희석)는 검찰청 폐지 전 마지막 날이던 지난 1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석유화학업체 6곳 등을 재판에 넘겼다. 배모 PKC 영업본부장과 황모 전 LG화학 사업부장 등은 구속 기소됐다. 수사 대상에 함께 올랐던 한화솔루션은 리니언시(자진신고 감면) 영향으로 기소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 업체는 2021년 1월~2026년 4월 국내 공급되는 석유화학제품 8개 공급가격 변동 폭과 그 시기 등을 합의하거나 거래처 입찰에서 투찰가격을 합의하는 등 다른 사업자와 공동으로 부당하게 경쟁을 제한한 혐의를 받는다.
공소장에는 이들이 PVC(폴리염화비닐)와 가소제, 가성소다, 염산, 하이포, TDI, ECH(에피클로로히드린), 염소 등 품목에서 담합행위를 했다는 내용이 적혔다. PVC는 각종 파이프와 상재, 인조피혁 등 원료 등에 쓰인다. 가소제는 PVC 등 제품에 유연성을 주기 위해 사용되는 화학제품이다. 가성소다는 강알칼리성 무기화학제품이다. 염산과 하이포는 염소 유도체 일종이다.
TDI는 폴리우레탄 도료 원재료로 가구와 페인트용 방수도료 등에 쓰인다. ECH는 프로필렌과 염소를 원료로 생산되며 에폭시 수지 주요 원료로 쓰이는데, 에폭시 수지는 반도체 패키징 소재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핵심 소재로 활용된다.
공소장에 따르면 LG화학 PVC영업1팀장이 경쟁사와 2020년 6월경 경기 고양에 있는 행주산성 인근 음식점에서 PVC를 공급하는 고객사에 대한 영업을 금지하기로 합의했다. PVC영업1팀장은 상급자인 사업부장에게 합의 사실을 보고했고, 해당 팀장은 이를 승인했다.
이후 LG화학 등은 행주산성 인근 음식점뿐 아니라 여의도 소재 빌딩에서 1회, 골프장에서 3회, 서울 마포구 소재 음식점에서 4회, 마포구 소재 카페에서 1회, 유선 연락 등 6회, 서울 서초구에서 1회 등 회동해 PVC 가격 인상 등을 합의했다는 것이 검찰 판단이다.
PKC와 OCI, 롯데정밀화학 등 관계자들은 2021년 10월 서울 마포구 소재 음식점에서 회동해 가성소다 가격 인상 폭 등을 합의하고, 2022년 4월과 10월 각 서울 마포구 소재 음식점에서, 2024년 3월 서울 광화문 소재 음식점에서, 2024년 3~4월과 8월 각 마포구 음식점에서, 2024년 8월 서울 중구 음식점 등에서 담합을 논의했다는 내용이 공소장에 적혔다.
염산 가격과 관련해서도 PKC와 OCI, 롯데정밀화학이 담합했다는 내용이 공소장에 적혔다. 검찰은 2021년 5월 서울 양천구 목동 소재 음식점에서 각사 관계자가 모여 염산 가격 인상 폭 등을 합의하기 시작해 2022년 마포구 부근 음식점 등에서 가격 인상 폭 등을 합의했다고 판단했다. 이들이 하이포와 관련해서도 음식점 등에서 만나 담합했다고 봤다.
검찰은 OCI와 애경케미칼 등이 가소제 가격도 담합했다고 본다. 2023년 5월 마포구 소재 음식점에서 OCI와 애경케미칼 등 관계자들이 경쟁 지양과 인하 자제를 합의했고, 그해 8월부터 가소제 가격 인상 폭 등을 합의했으며 이듬해 1월에는 특정 거래처에 공급한 가소제 가격 견적 등을 합의했다고 공소장에 적었다. 이들이 술집 등에서 만나 가격 폭을 합의했다고 봤다.
나희석 부장검사는 지난 1일 수사 결과를 발표하며 “업체별 보고체계에 따라 체계적, 조직적으로 실행돼 새로 부임한 후임자를 타사에 소개하는 식으로 담당자 변경에도 담합이 지속되도록 하고, 일부는 경쟁업체 회합을 전담하는 직원(연락책)을 별도로 지정하는 등 오랜 기간 위법을 자행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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