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AI 투자 열풍 종말 우려 자극”

공모가 대비 32% 급락하며 코스닥 데뷔

美 AI 인프라 기업들도 장 초반 동반 약세

고평가 논란에 자금조달 부담까지 부각

20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엘리스그룹 코스닥시장 상장기념식에서 관계자들이 상장기념패 전달 후 기념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종식 한국IR협의회 부회장, 안승근 코스닥협회 부회장, 민경욱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 김재원 엘리스그룹 대표이사, 김미섭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이충훈 삼성증권 부사장. 2026.10.20 [한국거래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연합뉴스>
20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엘리스그룹 코스닥시장 상장기념식에서 관계자들이 상장기념패 전달 후 기념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종식 한국IR협의회 부회장, 안승근 코스닥협회 부회장, 민경욱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 김재원 엘리스그룹 대표이사, 김미섭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이충훈 삼성증권 부사장. 2026.10.20 [한국거래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한국 인공지능(AI) 인프라 기업 엘리스가 코스닥 상장 첫날 32% 넘게 폭락하자 글로벌 금융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블룸버그와 로이터 등 주요 외신들은 엘리스의 상장 참패를 집중 조명하며 AI 투자 열풍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때 ‘AI’라는 이름만으로 투자금을 끌어모으던 시장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AI 기업의 상장 참패, AI 투자 열풍 종말 우려 자극’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엘리스의 코스닥 상장 첫날 주가 급락을 비중 있게 다뤘다.

엘리스는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공모가 9만500원보다 32.04% 하락한 6만1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블룸버그는 “한국 시장 밖에서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엘리스가 AI 기업들의 가치평가와 실제 성과를 둘러싼 격렬한 논쟁의 중심에 서게 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AI 연산에 특화된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네오클라우드’ 기업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헤베 첸 밴티지글로벌 선임 시장분석가는 “엘리스의 참담한 증시 데뷔는 ‘AI라면 무엇이든 사들이던 시대’가 ‘AI라면 무엇이든 의심하는 시대’로 바뀌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해준다”고 말했다.

미국 경제전문지 배런스도 ‘한국발 기업공개(IPO) 참사가 AI 투자 열풍의 취약성을 드러냈다’는 제목으로 엘리스의 주가 급락을 조명했다.

배런스는 엘리스의 올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배 증가하고 수익성도 개선됐지만 상장 참패를 피하지 못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AI 기업의 가파른 성장세만으로는 높은 기업가치와 향후 자금조달 부담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잠재우기 어려워졌다는 분석이다.

엘리스의 주가 급락은 미국 AI 관련주의 투자심리에도 영향을 미쳤다.

로이터통신은 엘리스의 부진한 증시 데뷔가 월가 AI 관련주의 약세를 부추겼다고 보도했다. 실제 미국 AI 클라우드 기업 코어위브는 이날 장 초반 6% 넘게 하락했고 네비우스와 아이렌 등 AI 인프라 관련주도 약세를 나타냈다.

CNBC는 엘리스의 IPO 규모가 1억5000만달러로 비교적 작지만 투자자들이 이를 글로벌 AI 인프라 시장의 투자심리를 가늠하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코어위브는 이후 상승세로 돌아섰고 엔비디아와 마이크론 등 주요 AI·반도체 관련주도 반등했다. 뉴욕증시 주요 지수 역시 미국과 이란 간 외교 협상 진전 기대에 힘입어 상승 흐름을 보였다.

최근 글로벌 AI 인프라 업계에서는 투자심리 위축을 보여주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호주 퍼머스 그리드와 에어트렁크는 상장 계획을 철회하거나 연기했고 영국 엔스케일과 미국 SB에너지는 기업가치 평가를 둘러싼 투자자들의 반발에 직면했다.

코어위브 역시 막대한 부채에 대한 우려로 회사채 수익률이 15%까지 치솟는 등 자금조달 부담이 커진 상태다.

AI 인프라 구축에 천문학적인 자금이 투입되는 가운데 투자자들이 매출 성장뿐 아니라 수익성과 부채 부담까지 엄격하게 따지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엘리스의 상장 첫날 폭락이 한국을 넘어 글로벌 금융시장의 주목을 받은 것도 이 같은 투자심리 변화와 맞물려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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