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정부서 후보 추천 불발
감찰범위 논란 두고 여야 이견
[헤럴드경제=정석준 기자] 여야가 10년간 공석이었던 특별감찰관 임명 절차를 마무리하기로 합의했다. 최길수 특별감찰관 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적격·부적격 의견을 병기해 채택하기로 하면서 장기간 이어진 특별감찰관 공백도 해소될 전망이다. 다만 현직 대통령 측근과 전직 대통령 참모진에 대한 감찰 범위를 놓고 여야의 입장이 엇갈려 임명 이후에도 갈등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따르면 여야는 전날인 19일 최 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적격·부적격 의견을 병기해 채택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지난달 18일 인사청문회를 실시한 지 한 달여 만이다.
특별감찰관은 대통령의 친인척과 측근들의 권력형 비리를 예방하기 위해 도입된 독립 감찰기구다. 대통령 배우자와 4촌 이내 친족, 대통령비서실 수석비서관급 이상 공무원 등을 감찰 대상으로 한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5년 3월 처음 시행됐지만 2016년 9월 이후 공석 상태가 이어졌다.
초대 특별감찰관인 이석수 전 감찰관은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의 추천으로 임명됐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비위 의혹을 감찰하던 중 2016년 9월 사임한 이후 후임자는 임명되지 않았다.
특별감찰관의 임기는 3년이다. 국회가 3명의 후보자를 추천하면 대통령이 1명을 지명하고,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하는 절차다. 그러나 역대 정부에서 여야가 후보 추천을 둘러싸고 대립하면서 임명이 무산됐다.
문재인 정부 당시 여당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립이 우선이라는 입장이었다. 반면 국민의힘은 고위공직자 전반을 수사하는 공수처와 대통령 주변을 감찰하는 특별감찰관의 역할이 다르다고 맞섰다.
윤석열 정부에서도 여야 간 이견은 좁혀지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특별감찰관 후보 추천과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두 사안을 연계하는 데 반대했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이후인 지난해 7월 특별감찰관 임명을 추진하도록 지시한 데 이어 올해 4월에도 국회에 임명 절차 개시를 요청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4월 강지식 변호사를 추천했고, 민주당은 7월 최 후보자를 추천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형사소송법 개정안 강행 처리에 앞서 여론의 시선을 돌리기 위해 후보 추천에 나섰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숙고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반박했다.
이후 대한변호사협회가 추천한 최용훈 변호사까지 포함한 후보자 3명의 추천안이 지난 8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 대통령은 이 가운데 최 후보자를 특별감찰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다만 특별감찰관의 감찰 범위를 둘러싼 여야의 시각차는 여전하다.
지난달 18일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민주당은 최 후보자가 임명되면 윤석열 정부 당시 불법 청탁과 인사개입 의혹도 감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법에도 전직 대통령 수석들의 비리를 수사할 수 있게 돼 있다”며 “내란 특검에서 수사하고 많은 심리를 하지만, 부족한 부분은 감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김현지 청와대 제1부속실장과 이 대통령의 아들에 대한 감찰 필요성을 제기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김 실장의 인사 관여 의혹이 구체적으로 나오면 감찰 대상이 되나”라고 물으며 이 대통령의 아들 동호 씨의 재산 증가 경위 등에 대해서도 감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행 특별감찰관법상 감찰 대상은 기본적으로 현직 대통령의 배우자와 4촌 이내 친족, 대통령비서실 수석비서관급 이상 공무원이다. 이에 따라 윤석열 전 대통령 측근의 비리 의혹이나 수석비서관급이 아닌 김 실장의 감찰이 법률상 가능한지를 두고 논란이 예상된다.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이 한 달 넘게 지연된 책임을 놓고도 여야는 신경전을 벌였다.
법사위 여당 간사인 김의겸 민주당 의원은 지난 19일 “청문회 당일 경과보고서 채택 관련 심사를 제안했으나 ‘채택에 동의하지 않겠다’는 야당의 의견이 있었다”며 “9월 21일 전체회의에서도 협조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발언이 있었다”고 했다.
반면 야당 간사인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은 “9월 21일 회의에 ‘부적격 의견을 병기한다면 국민의힘 위원들이 참석하지 않은 상태에서 보고서를 채택해도 된다’는 뜻을 김 간사에게 명확히 전달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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