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측 주기·해상도 다른 위성자료 결합
- 320m 떨어진 활엽수림·침엽수림 구분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숲과 농경지가 흡수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을 위성에서 더욱 정밀하게 추적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서로 다른 위성의 관측자료를 결합해 좁은 지역의 탄소흡수량 차이까지 구분할 수 있어 기후변화 대응과 탄소중립 정책 수립에 활용될 전망이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지구환경도시건설공학과 임정호 교수 연구팀이 서로 다른 위성자료의 장점을 결합해 식물의 탄소흡수량을 정밀하게 추정하는 AI 기술 ‘유니크(UNIQUE)’를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식물은 광합성을 통해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 이때 식물이 흡수한 탄소량을 총일차생산량(GPP)이라고 한다. 식물의 탄소흡수량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은 산림의 탄소저장 능력 평가와 기후변화 대응에 중요하다.
하지만 기존 위성 관측은 공간적 정밀도와 관측 주기를 동시에 확보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지표면을 자세히 촬영하는 위성은 관측 주기가 길고, 매일 관측하는 위성은 상대적으로 넓은 지역을 한꺼번에 분석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30m 단위로 지표면을 관측하는 미국의 랜드샛(Landsat) 위성과 매일 관측자료를 제공하는 모디스(MODIS) 위성을 결합했다.
각 위성자료를 기반으로 탄소흡수량 지도를 만든 뒤 자체 개발한 AI 모델 ‘유스케일러(U-SCALER)’를 통해 두 지도를 하나로 통합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식물의 생육 상태를 보여주는 적색·근적외선 반사광 정보와 일사량, 기온, 수분 상태 등 광합성에 영향을 미치는 기상 조건을 함께 분석해 탄소흡수량 추정 정확도를 높였다.
실제 검증에서도 성능이 확인됐다.
연구팀이 태화산 지역에 기술을 적용한 결과, 약 320m 떨어진 낙엽활엽수림과 상록침엽수림의 탄소흡수량 차이를 구분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 500m 단위 위성자료에서는 두 숲의 탄소흡수량이 거의 동일한 흐름으로 나타났지만, 새 기술은 서로 다른 식생 특성을 구별해냈다.
미국 위스콘신 지역에서도 농경지와 산림이 혼재된 지역의 탄소흡수량 차이를 세부 구역별로 구분할 수 있었다.
정확도 역시 개선됐다. 개별 위성 기반 AI 모델의 탄소흡수량 추정 오차는 기존 전 세계 탄소흡수량 자료보다 13~28% 줄었다.
두 위성자료를 결합한 최종 결과를 전 세계 30개 지상 관측소 자료와 비교한 결과, 오차 지표인 평균제곱근오차(RMSE)는 하루 1㎡당 탄소 2.60g으로 나타났다. 기존 위성영상 융합기법보다 약 8% 낮은 수준이다.
이번 기술은 산림과 농경지의 탄소흡수 능력을 정밀하게 분석하고 가뭄·산불 등 기후재난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데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연구팀이 개발한 방법론은 최적화 과정을 거쳐 지역 맞춤형 탄소정보 플랫폼인 ‘코리아 카본 프로젝트’의 육상 탄소흡수 진단에도 활용되고 있다.
임정호 교수는 “이번 기술은 다양한 위성과 탄소 관련 변수로 적용 범위를 넓히면 산림·농경지 관리와 기후재난의 생태계 영향 평가, 탄소중립 정책을 위한 정밀 모니터링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원격탐사 분야 국제학술지 ‘리모트 센싱 오브 인바이론먼트(Remote Sensing of Environment)’에 게재됐다.
nbgkoo@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