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1기 참모 “美, 대만에 무기 넘길 것…시기·방식 문제”

전문가 “美, 정책 기조 달라진 것 없어…中 의식해 전략적 모호성 강화”

대만 군인들 [로이터]
대만 군인들 [로이터]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2기 행정부 출범 이후에도 중국의 위협에 맞서 대만을 방어하려는 미국의 정책 기조에는 변화가 없으며, 이를 위해 한국·미국·일본의 3국 협력 체계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트럼프 1기 행정부 고위 당국자의 주장이 나왔다.

알렉산더 그레이 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비서실장 겸 대통령 부보좌관은 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싱크탱크 스팀슨센터 주최 세미나에서 미국이 대만 방어를 위해 “일본 및 한국과의 3자 협력 체계를 활용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레이 전 실장은 “2017년이나 2018년에 그런 협력 체계가 존재했다고 상상해 보라”며 “중국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를 이유로 롯데를 비롯한 한국의 여러 대기업에 보복했을 당시를 가정해 보자”고 말했다.

이어 “당시 일본이 미국과 함께 한국이 짊어진 경제적 부담의 일부를 덜어줄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면 중국에 매우 강력한 신호를 보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주로 국방 분야에 구축돼 있는 역내 협력 체계를 경제와 공급망 분야로 확대 적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구상이 될 것”이라며 미국·일본·호주·인도 4개국 협의체인 ‘쿼드’(Quad)를 활용해 대만을 겨냥한 중국의 경제적 강압에 공동 대응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그레이 전 실장은 대만 문제를 놓고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발언을 했는지, 또는 어떤 표현을 쓰지 않았는지에 지나치게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보다는 행정부 차원에서 대만 방어에 일관된 입장을 견지해 왔으며,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더 강화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레이 전 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대만을 인도·태평양의 침몰하지 않는 항공모함으로 바라봐 왔다”며 “미·대만 관계를 근본적으로 바라보고 정책을 만들어 온 방식은 트루먼과 아이젠하워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미국의 대만 정책이 토대를 두었던 방식과 확고하게 같은 기반”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대만 방어에 소극적이라는 주장의 논거로 140억달러 규모의 무기 판매 지연이 제시되는 데 대해 “그런 견해에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이어 “무기 판매가 더 작은 규모로 나뉘어 진행될 수도 있고, 더 긴 기간에 걸쳐 이뤄질 수도 있다”며 “이 (무기 판매) 패키지가 어떤 형태로든 실현되지 않는다면 놀라운 일일 것이다. 다만, 원래 논의됐던 역사적인 대규모 판매와는 조금 다른 모습이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마이클 커닝햄 스팀슨센터 선임연구원은 “미국 대통령들은 중국과의 외교 일정에 맞춰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 시기를 조정해 왔다”며 “빨라도 올해 말이나 내년 초가 될 것이다. 11월과 12월 (미중) 정상회담 전에 무기 판매가 이뤄진다면 베이징이 회담을 취소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예상했다.

커닝햄 연구원은 트럼프 1기와 2기 행정부가 미국의 과거 어떤 행정부보다 대만 문제에서 중국에 강경한 태도였지만, 중국과의 ‘무역 전쟁’에서 희토류 수출 통제로 일격을 당한 탓에 조심스럽게 움직이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번 행정부는 어떤 면에서 전략적 모호성을 더욱 강화하려 하고 있다”며 “그 이유는 중국이다. 중국이 미국과 대등한 경쟁 상대라는 인식 때문”이라고 말했다.


mokiy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