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아문디자산운용 기자간담회
“극단적 시나리오 가정해도 5000선은 저평가”
삼전닉스 주주환원, 증시 재평가 원동력
배터리·전기차·소형모듈원자로 등 주목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최근 반도체를 중심으로 외국인의 매도세가 거센 가운데, 코스피 지수가 바닥에 근접했다는 진단이 나왔다. 시장의 극단적인 비관론을 대입해도 현 증시는 저평가 상태이며, 향후 국내 반도체 ‘톱2’의 주주환원 정책이 증시 재평가의 원동력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박진호 NH-아문디자산운용 주식운용부문장(CIO)은 19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NH-아문디 성장주도 코리아 펀드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100번 양보해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내년 이익을 60% 할인해, 300조~400조원만 번다고 해도 현재 코스피지수 5000대 레벨은 바닥”이라고 강조했다.
삼전닉스 주주환원 내년 300조원 전망
박 부문장은 내년 예상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합산 이익 전망치 약 900조원을 60% 깎아 보수적으로 반영해도, 나머지 상장사들(약 300조원)과 합산하면 600조원 수준일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국내 증시의 시가총액이 약 4500조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주가수익비욜(PER)은 한 자릿수에 그친다.
즉, 반도체 실적 부진이라는 최악의 비관론을 대입하더라도 한국 증시가 명백한 저평가 구간에 있다는 의미다.
또 그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이 수급의 빈자리를 채웠고, 앞으로도 국내 증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봤다. 박 부문장은 “외국인이 올해 200조원을 팔았는데, 자사주 매입은 66조원에 달했다”며 “외국인이 판 상당부분을 받아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잉여현금흐름(FCF)의 50%를 주주에게 돌려주겠다고 밝한 바 있다. 박 부문장은 “올해 FCF가 230조원 정도라 110조원을 주겠다고 했고, 지금까지 70조원을 실행했다”며 “내년에는 FCF가 400조원이 나올 수 있다고 보고, 이중 절반이면 200조원”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내년 합산 주주환원 규모는 약 300조원으로 예상된다. 2028년에는 장기공급계약이 50% 이상일 경우 비슷한 규모가 기대된다.
“삼성전자, 3년 버티면 배당만 30%”
특히 박 부문장은 삼성전자에 대해 “3년을 버티면 배당만 받고도 30%를 챙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근거는 주주환원 규모다. 삼성전자가 배당과 자사주 매입으로 주주에게 돌려주는 금액은 시가총액 대비 2025년 2.3%에서 올해 7.1%, 내년 12.9%로 높아질 것으로 추정됐다. 내년 수준의 환원이 3년간 이어지면 주가가 오르지 않아도 누적 환원율이 30%에 달한다는 계산이다. 다만 이는 삼성전자의 내년 잉여현금흐름(FCF)이 400조원에 이른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 메모리 업황이 꺾여 이익이 줄면 환원 규모도 그만큼 줄어들 수 있다.
그는 “배당만으로 주가가 오르지는 않는다”고 전제하면서도, 과거 이익 성장률이 둔화되던 국면에서 대규모 주주환원으로 주가상승을 이끌어낸 애플의 사례를 언급했다.
애플은 2010년대 고성장 이후 성장이 둔화되자 2018년부터 주주환원율을 100% 넘게 끌어올렸다. 첫해에는 주가가 오르지 않았지만, 환원이 이어지자 이익 증가 없이도 2019년 주가가 90%가량 뛰었다. 삼성전자 역시 강력한 주주환원 약속을 꾸준히 이행한다면, 재평가가 이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 메모리주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이유로는 세 가지를 꼽았다. 첫째는 고객사 문제다. 부채로 대규모 투자를 한 ‘코어위브’ 같은 신생 클라우드 업체들이 금리 상승에 흔들리며 영향을 미쳤다. 둘째는 경쟁이다. 사실상 독점 구조인 그래픽처리장치(GPU), 파운드리와 달리 메모리는 경쟁 강도가 높다는 지적이다.
셋째는 너무 많이 올랐다는 점이다. 지난해 엔비디아(39%), 애플(9%), 아마존(5%) 등의 상승률은 상대적으로 높지 않았다. 하지만 삼성전자(125%), SK하이닉스(274%)는 세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올해도 양사의 최고가 기준 상승률은 각각 202%, 348%로 압도적인 수준이다.
다만 박 부문장은 AI 투자 사이클이 꺾이지는 않았다고 봤다. 아마존·구글·마이크로소프트 등 클라우드 3사의 수주잔고는 1조7000억달러로 1년 새 2.5배 늘었다. 하이퍼스케일러의 설비투자는 2025년 4910억달러에서 올해 9500억달러, 2030년 3조달러로 늘어날 전망이다. 그는 “AI 에이전트 확산과 함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나타나고 있어 AI 사이클은 이제 본격화하는 단계”라고 짚었다.
고금리에도 투자는 지속…한국·미국 6대 4 투자 전략
고금리 우려에 대해서는 다른 시각을 내놨다. 박 부문장은 “사람들은 금리가 낮으면 투자가 일어나고 높으면 멈출 거라고 생각하는데, 저는 반대라고 생각한다”며 “투자해서 돈 버는 게 확실하면 고금리라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2000년 IT 버블 때는 기업 부채비율이 몇 년 새 10%포인트 올랐지만, 최근 미국 기업들의 부채비율은 오히려 떨어졌다”며 “하이퍼스케일러들의 부채위기는 당장 오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증시는 내년 상반기까지 고금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점진적으로 우상향 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맞춰 반도체 중심 AI 밸류체인과 고금리를 견딜 수 있는 퀄리티 주식에 함께 투자하는 ‘투트랙’ 전략을 제안했다.
국내외 자산 배분에 대해서는 “인정할 건 인정해야 한다. 미국이 안정적”이라면서도 “단기 하락폭이 한국이 훨씬 크기 때문에 한국 60%, 미국 40%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AI 외 주목하는 분야로는 친환경을 제시했다. 정부는 지난 7일 ‘한국형 녹색대전환(K-GX)’ 전략을 발표하고 10년간 1000조원 규모의 기후금융을 지원하기로 했다. 재생에너지 설비용량도 2030년까지 37GW에서 100GW로 2.7배 늘린다. 박 부문장은 “돈이 들어가는 곳에 반드시 새로운 기업이 나타난다”며 배터리, 전기차, 소형모듈원자로(SMR) 등을 주목했다.
앞서 ‘NH-아문디 성장주도 코리아 펀드’는 설정 1년(14일 기준) 수익률 84.86%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67.63%)를 17.23%포인트 웃도는 성과다.
jiyun@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