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막국수닭갈비축제
닷새 51만명, 경제효과 210억원
소도시 지역축제 국내 최다수준
계모임을 축제장에서 새 트렌드도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인구 30만명 미만의 도시 축제에 하루 10만명이 모이는 것은 국내 지역축제 중 최고 수준의 흥행으로 평가된다.
18일 막을 내린 춘천막국수닭갈비축제가 닷새간 51만명의 발길을 모았다. 경제효과는 210억원으로 추산됐다.
▶= 국내외 곳곳에서 축제때 한몫 잡으려 하는데, 춘천은 그 한몫을 마음으로 잡았다. 통큰 할인의 역습이 성공한 것이다.
닭갈비는 9900원, 막국수는 6900원에 판매해 방문객의 부담을 덜었다. 지역 업소의 음식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즐기도록 하고 취식·휴식 공간도 지난해보다 확대·보완해 편안하게 식사하며 쉬어갈 수 있도록 했다.
축제장 밖 지역 음식점 이용을 위한 온·오프라인 할인권도 운영했다. 닭갈비 3000원, 막국수 1500원 할인 혜택은 축제가 끝난 뒤에도 오는 25일까지 이어져 방문객들이 춘천 곳곳의 참여 음식점을 찾을 수 있도록 했다.
축제 기간 매일 닭갈비 100인부, 막국수 100인분 나눔행사가 펼쳐졌다.
닭갈비 11곳과 막국수 8곳 등 모두 19개 업소가 참여한 올해 축제에선 철판에서 볶아내는 닭갈비부터 숯불향 입힌 닭갈비, 메밀의 맛을 살린 막국수까지 춘천에서 사랑받아온 음식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방문객들은 여러 업소의 음식을 골라 가족, 친구들과 나누며 춘천의 맛을 즐겼다.
먹거리와 함께 즐기는 체험과 공연도 방문객의 발길을 붙잡았다. 어린이들은 승마와 세계 전통놀이를 즐기고 가족들은 막국수 뽑기에 참여했다. 공지천을 가로지르는 수변무대는 먹거리와 공연, 풍경을 함께 즐기는 공간이 됐다. 이 공간에서는 닷새간 춘천 출신의 ‘미스트롯4’ 우승자 가수 이소나의 공연 등 다양한 문화 공연이 펼쳐져 축제장에 머물며 관광객들은 눈과 입이 즐거운 가을의 여유를 나눴다.
지난해에 이어 로컬마켓, 농부의 장터에서는 지역 먹거리와 농특산물도 선보였다. 막닭체험홍보관에서는 매일 막국수와 닭갈비를 각각 100인분씩 무료로 나누며 시민과 관광객에게 춘천 대표 음식을 소개했다.
▶글로벌 축제= 국제관 ‘글로벌 빌리지’는 지난해 유학생 중심의 놀이·음식 체험에서, 해외도시 셰프와 주한 대사관, 외교부 산하 한·아프리카재단이 함께하는 미식·문화교류 공간으로 규모와 내용을 확대했다.
중국 다롄·창저우, 베트남 람동성, 일본 호후, 이탈리아 파르마에서 찾아온 셰프들과 프랑스·스페인 요리 전문가가 11가지 음식을 선보였다. 세계음식 무료 시식회와 가족 쿠킹클래스는 사전 신청이 모두 마감됐으며, 닷새간 4500여 명이 시식에 참여했다.
파르마에서 가업을 이어온 미켈레 부이아, 중국 랴오닝성 직업기능대회 중식 조리 부문 금메달리스트 황진위, 창저우 향토요리와 전통 간식을 전문으로 하는 유서문·왕렬이 현지의 맛을 전했다. 베트남 람동성 셰프협회에서 활동하는 응우옌 쩐 쭝·판 반 민, 일본 전통 가이세키 요리 전문가 나카타니 야스시, 미쉐린 2스타 레스토랑 근무 경력과 36년 이상의 국제요리 경력을 지닌 루카스 샤르통도 참여했다.
특히 미켈레 부이아 셰프와 춘천 통나무집닭갈비 김성철 대표셰프가 함께 만든 ‘닭갈비 또르뗄리’는 두 도시의 음식문화를 한 접시에 담았다. 이탈리아 생면파스타에 춘천 닭갈비를 소로 채워 현지 음식을 소개하는 데서 나아가 새로운 메뉴를 만드는 협업으로 이어졌다. 가족 쿠킹클래스에서는 파르마의 또르뗄리와 다롄의 전복만두를 직접 만들며 조리법과 음식문화를 배웠다.
음식으로 시작한 만남은 ‘아프리카 위크’를 통해 공연과 생활문화로 넓어졌다. 케냐 공연단 ‘카얌바 아프리카’는 역동적인 춤과 타악기 연주, 화음이 어우러진 무대를 선보였다. 에티오피아 교민들은 원두를 볶고 커피를 끓여 손님에게 대접하는 전통 커피 세리머니로 고유의 환대 문화를 소개했다.
케냐 홍보관의 커피 시음과 전통의상·악기 체험, 춘천시립청소년도서관의 아프리카 영화상영, 봄내중학교의 케냐 외교관 특별강연도 마련됐다.
▶축제는 여행으로, 지속가능성 실천으로= 축제 방문을 춘천 곳곳의 여행과 소비로 연결하는 프로그램도 진행됐다. 지난 16일 운영한 ‘춘천 계모임 열차’에는 232명이 참여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식진흥원이 추진하는 ‘2026 K-미식벨트’ 사업의 하나인 춘천 K-치킨벨트 여행상품으로, 여행객들은 밥상·면상·술상·놀상 등 음식 취향과 동행 유형에 맞춘 코스를 따라 축제장과 지역 음식점, 양조장, 농촌체험마을, 관광지를 찾았다.
명동·브라운가상점가에서는 구매인증 페이백과 룰렛 이벤트, 플리마켓 등을 운영했다. 명동과 소양아트서클에서는 댄스와 마임, 인형극, 대학밴드 공연이 펼쳐져 공지천 밖에서도 쇼핑과 문화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다회용기를 사용해 일회용품 사용과 축제장 쓰레기를 줄이는 데 힘썼다. 많은 방문객의 찾는 먹거리 축제인 만큼 음식을 즐기는 과정에서 자원순환 실천도 함께 담은 것이다.
한림대 서포터즈 20명은 주말 운영 지원과 모니터링에 참여했다. 8개국 유학생으로 구성된 글로벌 춘천 관광크루 20명도 축제를 체험하고 SNS 홍보와 외국인 이용 환경 점검에 힘을 보탰다. 향후 이 축제가 더 발전할 밑거름으로 평가된다.
육동한 춘천시장은 “시민과 지역업소가 함께 차린 춘천의 맛에 세계의 음식과 문화가 더해지며 축제의 가능성이 넓어졌다”며 “막국수와 닭갈비를 즐기는 발걸음이 지역 곳곳의 여행과 소비로 이어지도록 대한민국 대표 K-미식축제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제효과는 방문객 1인당 소비지출액을 기준으로 축제장과 지역 상권에서 발생한 소비 규모를 종합해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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