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예금 보름 새 11.7조 늘어

코스피 폭락에 안전자산 선호 확산세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15일 기준 총수신 잔액은 2286조7608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진은 생성형AI로 제작함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15일 기준 총수신 잔액은 2286조7608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진은 생성형AI로 제작함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 직장인 이모(40)씨는 최근 일주일 새 삼성전자 주식에서만 1000만원 가까운 평가손실을 봤다. 지난 8일 26만2000원이던 삼성전자 주가가 15일 21만원까지 떨어진 탓이다.

이씨는 “안 그래도 롤러코스피에 속앓이 중이었는데, 일주일 만에 거의 1000만원이 빠지니까 이제는 작아도 안정적인 투자가 더 낫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4%에 불과하더라도 잃을 일 없는 정기예금으로 눈을 돌릴까 싶다”라고 토로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15일 기준 총수신 잔액은 2286조760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날 기록한 2291조9009억원보다 5조1401억원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14일 총수신은 관련 집계가 시작된 2022년 1월 이후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총수신이 소폭 줄어든 것과 달리 목돈을 장기간 묶어두는 정기예금은 오히려 늘었다. 5대 은행 정기예금 잔액은 15일 1017조8351억원으로 하루 전 1016조5229억원보다 1조3122억원 증가했다. 9월 말 1006조871억원과 비교하면 보름 만에 약 11조7480억원 불어난 규모다.

서울 시내의 시중은행들이 모여있는 ATM기기의 모습. 윤창빈 기자
서울 시내의 시중은행들이 모여있는 ATM기기의 모습. 윤창빈 기자

예금으로 자금이 몰리는 데는 예금금리 상승과 증시 급락이 동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은행의 연이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은행권 정기예금 금리가 연 4% 안팎까지 오른 가운데 코스피 변동성까지 급격히 확대되면서 원금 손실 위험이 없는 확정금리 상품의 상대적 매력이 커진 것이다.

실제로 신한은행은 최고 연 4.0%의 ‘슈퍼SOL 웰컴 정기예금’을 5000억원 한도로 판매하고 있다. 신한은행에서 연 4%대 정기예금이 나온 것은 약 3년 만이다. NH농협은행도 최고 연 3.9% 금리를 제공하는 5000억원 한도의 특판예금을 내놨다. 지방은행과 외국계 은행에서도 연 4%를 웃도는 상품이 등장했다.

반면 증시는 정반대의 흐름을 보이고 있다. 코스피는 15일 장중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끝에 7.57% 급락한 5554.22로 마감했다. 최근 7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누적 낙폭은 20.8%에 달했다. 2005년 이후 세 번째로 큰 7거래일 낙폭이다. 삼성전자도 같은 기간 19.8% 떨어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예금금리가 오르면서 안전하게 받을 수 있는 이자는 커졌고, 증시 급락으로 주식 투자 매력은 떨어지면서 자금이 예금으로 움직이는 흐름이 빨라지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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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