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말 건 것은 사실…단순 장난”
공소청, 아동학대 혐의 추가해 기소
[헤럴드경제=김도윤 기자] 지난해 8월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의 한 초등학교 앞에서 발생한 초등학생 유괴 미수 사건 피고인들이 첫 공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9단독 김민정 판사는 16일 오전 미성년자 유인미수 및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김모(26) 씨와 박모(26) 씨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두 피고인은 자신들에게 적용된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서울서부지방공소청은 공소사실을 설명하며 이들이 초등학생을 차량에 태우기로 마음먹고 지난해 8월 28일 길을 걷던 피해 아동들을 발견해 ‘귀엽게 생겼다. 집까지 태워다 줄게’라며 차량 탑승을 유도했으나, 피해 아동들이 이를 거부하고 자리를 벗어나면서 미수에 그쳤다고 밝혔다.
김씨와 박씨 측 변호인은 공판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아이들에게 접근해 말을 거는 등 사실관계는 모두 인정한다”면서도 “아이들을 유인해 차에 태우거나 유괴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 단순한 장난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지난해 8월 28일 서대문구 홍은동의 한 초등학교 인근에서 차량을 천천히 몰면서 하교 중이던 학생들에게 세 차례 접근해 유인을 시도한 혐의를 받는다. 놀란 학생들이 도망치면서 실제 유괴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당시 유괴 시도가 있었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으나, 경찰은 학교 주변 폐쇄회로(CC)TV만 확인한 뒤 ‘오인 신고’로 판단했다.
하지만 학교가 유괴 시도가 있었다는 내용의 가정통신문을 발송하고 지역 커뮤니티에서 불안감이 확산하자 관할 경찰서인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뒤늦게 CCTV를 다시 확인해 수상한 행동을 보인 20대 남성 3명을 특정하고 긴급체포했다.
경찰은 이후 사건 발생 약 7개월 만인 지난 3월 16일 김씨와 박씨를 미성년자 유인미수 혐의로 불구속 송치하고, 나머지 1명은 가담 정도가 미미하다고 판단해 불송치했다.
수사 과정에서 경찰은 김씨와 박씨에 대해선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혐의 사실과 고의성 등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기각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서울서부지방공소청(구 서부지검)은 추가 조사와 CCTV 기록 검토 등 보완수사를 거쳐 아동학대 혐의를 추가로 적용해 기소했다.
kido@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