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모 불량’ 이유로 점수 감점 혐의

1심 이어 항소심도 “직접 증거 부족”

검찰 항소 기각, 전 교장 등 무죄 유지

서울의 한 특성화고등학교 교장·대외협력부장이 신입생 선발과정에서 지원자들의 점수를 낮추도록 지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I로 제작]
서울의 한 특성화고등학교 교장·대외협력부장이 신입생 선발과정에서 지원자들의 점수를 낮추도록 지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I로 제작]

[헤럴드경제=정주원 기자] 신입생 선발 과정에서 지원자들의 점수를 낮추도록 지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서울의 한 특성화고 전 교장이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용모가 불량하다’는 이유로 점수를 깎도록 지시했다는 혐의 등이 인정되지 않았다.

16일 서울북부지법 형사항소3부 허명산 부장판사는 업무방해와 공전자기록위작·행사 혐의를 받는 전 교장 한모 씨와 전 대외협력부장 박모 씨에 대한 항소를 기각하고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1심에서 당시 관련된 여러 증인을 소환해 신문하고 충분히 심리했다”며 “원심이 판단한 것과 같이 피고인들이 업무방해를 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들의 지위에 따른 언행이 이 사건 업무에 유력하게 작용했다는 의심은 들지만, 실제 업무가 그에 따라 이뤄졌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의심스러울 때는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씨와 박씨는 2020년 11월 이 학교의 2021학년도 신입생 선발 과정에서 특정 지원자들의 점수를 낮추도록 지시한 혐의로 기소됐다. 공소청은 이들이 한 지원자의 ‘용모가 불량하다’는 이유로 자기소개서 점수를 깎아 탈락시키고, 다른 학생 2명은 정원이 미달된 학과에 배정하기 위해 점수를 낮추도록 한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1심은 두 사람이 평가위원들에게 의견을 낸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특정 학생의 점수를 낮추도록 지시했다는 직접적인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전년도 포트폴리오가 포함된 엑셀 파일을 사용하면서 일부 점수를 다시 채점할 필요가 있었고, 정원 미달 학과의 인원을 채우기 위해 점수를 재검토한 사정도 인정했다.

또한 고발인과 교사, 평가위원들의 수사기관 진술과 법정 진술이 일부 엇갈린 점 등을 고려해 두 사람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공소청이 이에 불복해 항소했지만 항소심도 같은 판단을 내렸다.


jookapook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