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재산보험료 3.1조원…올해 6월 기준 비중 29.3%
남인순 “직장·지역 이원체계, 소득 중심 단일체계로 전환해야”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건강보험 지역가입자가 내는 보험료 가운데 재산에 부과되는 보험료가 여전히 3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산 공제를 확대하고 자동차 보험료를 폐지하면서 비중은 낮아졌지만, 소득이 없는 실직자와 은퇴자에게 재산을 기준으로 보험료를 매기는 구조는 유지되고 있다. 직장·지역가입자로 나뉜 부과체계를 소득 중심으로 통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지역가입자 건강보험료 10조4000억원 가운데 재산보험료는 3조1000억원으로 29.9%를 차지했다. 소득보험료는 7조3000억원으로 70.1%였다.
올해 6월 기준으로도 지역보험료 5조7000억원 중 재산보험료가 1조7000억원으로 29.3%였다. 지역가입자가 부담하는 보험료 10원 중 약 3원은 소득이 아닌 재산을 기준으로 부과된 셈이다.
재산보험료 비중은 단계적인 부과체계 개편에 따라 낮아지는 추세다. 2020년 47.8%에서 2021년 47.4%, 2022년 45.9%, 2023년 43.7%를 기록한 뒤 2024년 31.8%, 지난해 29.9%로 내려왔다. 지난해 비중은 2020년보다 17.9%포인트 낮다.
정부는 2018년 7월 부과체계 1단계 개편 때 재산과표에서 구간별로 500만~1200만원을 공제했다. 2022년 9월에는 기본공제액을 5000만원으로 늘렸고, 2024년 2월에는 이를 1억원으로 확대했다. 자동차에 대한 보험료 부과도 전면 폐지했다.
문제는 소득이 줄거나 끊겨도 재산이 있으면 보험료 부담이 남는다는 점이다. 현행 건강보험료는 직장가입자의 경우 보수와 보수 외 소득을 기준으로, 지역가입자는 소득과 재산을 기준으로 산정한다. 직장가입자의 보수월액 보험료는 사용자가 절반을 부담하지만, 지역가입자는 산정된 보험료 전액을 스스로 내야 한다.
남 의원은 “부과체계 개편에도 불구하고 지역가입자 재산보험료 비중이 여전히 높아 소득이 없는 실직자와 은퇴자의 불만이 적지 않다”며 “소득이 있을 때보다 실직과 은퇴 이후 소득이 없을 때 건강보험료가 훨씬 높아지는 상황을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역가입자의 소득 파악이 어렵다는 이유로 유지해온 이원화 체계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게 남 의원의 주장이다. 신용카드와 현금영수증 사용이 일반화되고 세무조사 등을 통해 소득 파악 여건이 개선된 만큼, 재산에 의존한 보험료 부과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남 의원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건강보험료를 재산에 부과하는 나라는 한국과 일본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본처럼 재산보험료 비중을 10% 이내로 관리하거나, 근본적으로 소득 중심 단일부과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부과체계 개편을 논의할 기구를 다시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보험료 부과제도 개선을 위해 2018년 10월 구성된 보험료부과제도개선위원회는 행정기관 소속 위원회 정비에 따른 법 개정으로 2024년 7월 폐지됐다.
남 의원은 “보험료부과제도개선위원회를 다시 구성하거나 별도의 기구를 마련해 부과체계 개편 논의를 지속할 필요가 있다”며 “지역가입자와 직장가입자의 건강보험료를 소득 중심 단일부과체계로 통합해 보험료 부담의 형평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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