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스벨트 항모 타격단에 무인수상함 합류
美해군 사상 처음, 해상전 전력 증강
미사일·드론·전자전 장비 탑재 가능
중동 항모 3척 집결, 추가 공습 주목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미국이 중동으로 향하는 항공모함 타격단에 사상 처음으로 대형 무인수상함을 배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추가 군사공격을 검토하는 가운데 미군이 항모 전력을 증강하면서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미국 군사전문매체 등에 따르면 헝카오 미 해군장관 대행은 최근 미 육군협회 행사에서 중동으로 이동 중인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함에 무인수상함이 배치됐다고 밝혔다.
카오 대행은 루스벨트함에 대해 “대형 무인수상함을 배치한 첫 항공모함으로, 전력이 증강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무인수상함이 기존 군함보다 건조하기 쉽고 승조원 생존을 위한 복잡한 설비도 필요하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무인 전력이 해상전의 양상을 바꿀 수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말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를 출항한 루스벨트함은 이달 말 중동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번에 항모 타격단에 합류한 무인수상함은 미국 방산기업 레이도스가 개발한 ‘시호크(Seahawk)’다. 승조원이 탑승하지 않고도 자율항해가 가능한 중형 무인수상함으로, 사람의 개입을 최소화하면서 항해금지구역 등을 자동으로 회피할 수 있다.
주요 통신망이 끊긴 상황에서도 일정 수준의 제어 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료 탑재량은 약 1만4000갤런이며 만재 배수량은 147t에 달한다.
미 해군은 그동안 중동에서 무인기를 주로 정보 수집과 감시 임무에 활용해왔다. 그러나 이란과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항구 공격 등으로 무인 전력의 활용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이번 배치는 무인수상함을 항모 타격단의 작전에 직접 투입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미국 무인수상함 개발업체 블루워터오토노미의 창립자 오스틴 그레이는 비즈니스인사이더에 소형 해상 드론만으로는 중무장한 항모 타격단의 작전을 지원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소형 해상 드론은 중형이나 대형에 비해 기동성이 떨어지고 필요한 탑재량을 운반할 수 없어 중무장한 항모 타격단의 작전에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대형 무인수상함은 미사일과 드론뿐 아니라 센서, 전자교란장비 등을 탑재할 수 있어 항모 타격단을 지원하고 보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무인수상함이 항모 주변에서 정찰과 감시 임무를 수행하고, 향후 무장과 전자전 장비를 활용해 항모 방어 능력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번에 배치된 시호크가 실제로 미사일 등 무장을 탑재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루스벨트함의 중동 도착으로 미군의 항모 전력도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현재 중동에는 항모 2척이 배치돼 있으며 루스벨트함이 합류하면 일시적으로 3척 체제가 된다.
지난 8월 중동에 파견된 조지 워싱턴함은 루스벨트함과 임무를 교대하고 태평양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있다.
이번 전력 증강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이란 군사전략과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유가 상승과 중간선거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오는 11월 3일 선거 전까지는 이란에 대한 추가 공격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그러나 미국 내부에서는 중간선거 전후 정세 변화에 따라 추가 군사행동이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CNN방송은 최근 미군이 이란의 에너지 인프라와 핵시설을 겨냥한 새로운 공격 계획을 마련했으며, 초대형 비핵폭탄인 ‘모든 폭탄의 어머니’(MOAB)를 투하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을 상대로 군사적 압박을 강화하는 동시에 추가 공격에 대비한 선택지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다만 무인수상함 배치가 곧바로 이란에 대한 공격 결정으로 이어진다는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sjy@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