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주 몰타에 반도체 공장 2곳 추진

최대 210억달러 일본측 자금으로 조달

자동차·통신용 성숙 공정 반도체 생산

日정부 “미일 공급망 회복력 강화 목표”

지난 22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제 81차 유엔총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회동하고 있다. [AFP]
지난 22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제 81차 유엔총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회동하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일본이 최대 210억달러(약 28조2000억원)를 투자해 미국 뉴욕주에 건설하는 반도체 공장에서 자동차와 통신기기 등에 사용되는 시스템 반도체가 생산된다. 미국에 생산 거점을 둔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주요 공급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이번 사업을 통해 미국과 반도체 공급망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15일 요미우리신문과 NHK 등에 따르면 미국 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글로벌파운드리스는 일본 기업들과 협력해 뉴욕주 몰타에 반도체 공장 2곳을 건설할 계획이다. 이곳에서는 자동차와 통신기기에 사용되는 로직 반도체를 생산해 미국에 진출한 일본 자동차 제조사 등에 공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로직 반도체는 데이터를 저장하는 메모리 반도체와 달리 연산과 판단, 제어 등 정보 처리 기능을 수행하는 시스템 반도체다. 이번 공장에서는 최첨단 미세공정보다 기술적으로 안정된 성숙 공정 반도체를 주로 생산할 예정이다. 성숙 공정은 일반적으로 28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상 공정을 가리키며 자동차와 산업용 기계, 통신장비 등에 폭넓게 활용된다.

일본 외무성은 이날 발표한 자료에서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경제 안보 측면에서 전략적으로 중요한 반도체 분야에서 회복력 있는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이어 자동차와 산업용 기계, 스마트폰,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에 사용되는 성숙 공정 반도체의 생산 능력을 확대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업은 일본이 미국과 합의한 최대 5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금융 지원 계획에 포함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을 통해 “뉴욕주 몰타에 2개의 거대한 신규 반도체 제조시설을 건설하기 위한 210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발표했다”며 “내 지휘 아래 일본이 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투자금은 일본 국제협력은행(JBIC)을 비롯한 일본 대형 금융기관의 융자를 통해 마련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장 2곳 가운데 첫 번째 시설은 올해 안에 착공해 2029년부터 생산을 시작하는 것이 목표다. 두 번째 공장의 구체적인 투자 일정은 향후 결정될 예정이다.

사업에는 일본 반도체 제조장비 업체 도쿄일렉트론과 반도체 기업 르네사스일렉트로닉스도 참여할 전망이다. 도쿄일렉트론은 제조장비를 공급하고 르네사스는 생산된 반도체를 공급받는 방식이다. 르네사스는 앞서 지난 2월 글로벌파운드리스와 차세대 자동차용 반도체를 공동 제조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일본 정부가 이번 사업을 공급망 강화와 연결한 것은 자동차와 산업용 반도체의 안정적인 조달이 경제 안보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반도체 생산이 아시아 일부 지역에 집중된 상황에서 미국 내 생산 능력을 확대하면 지정학적 갈등이나 자연재해에 따른 공급 차질 위험을 줄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사업으로 뉴욕주에서 건설·공급망 관련 일자리 2만7000개와 반도체 제조업 일자리 1000개 이상이 창출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내 반도체 생산 기반을 확대하는 동시에 일본의 대미 투자 약속을 실제 제조시설 건설로 연결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일본이 미국과 합의한 대미 투자·금융 지원 계획 가운데 이번 반도체 사업을 제외하고 발표된 프로젝트는 차세대 원자로와 천연가스 발전소 건설 등 6건이다. 기존 합의 금액은 총 1090억달러로 전체 5500억달러 계획의 약 20% 수준이다. 요미우리신문은 미국 측이 추가 프로젝트를 제안한 상태로, 양국 정부가 합의를 위한 검토를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의 반도체 투자 발표와 함께 한국이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사업에 50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으며, 대만도 700억~800억달러 규모의 알래스카 LNG 구매를 약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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