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XMT 발표 후 주식시장 여진 지속
‘선언적 수준’ 평가절하 속 우려도
삼성·SK 이미 4F² 개발 진행 중
“韓, G90이라면 中은 아반떼 수준”
中, 양산 아닌 출시 예고했을 뿐
DUV 장비 사용…수율 떨어질 것
[헤럴드경제=김현일·이정완 기자]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차세대 서버용 D램 ‘4F²(4F스퀘어)’의 연내 출시를 예고한 뒤 그 여진이 엿새째 이어지고 있다.
반도체 업계와 학계에서는 이번 CXMT의 발표를 두고 ‘선언적인 수준’이라는 평가 절하의 목소리가 나오지만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에 걸쳐 충격은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CXMT가 이번 발표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보다 ‘2년 앞섰다’는 식의 평가는 ‘출시’와 ‘양산’을 혼동해서 빚어진 과도한 위기론이라고 지적한다. 실제 안정적 양산에 도달하려면 넘어야 할 기술 장벽이 여전히 많이 남았다는 평가다.
다만 ‘차이나 칩’의 공습이 예상보다 거세 K-반도체와의 격차를 빠르게 좁힐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중국이 반도체 미세화의 핵심인 극자외선(EUV) 장비 없이도 선두업체를 추격할 수 있다는 점이 드러나 시장의 충격이 컸다는 분석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미 올 2월 국제전기전자공학자협회(IEEE)가 주관한 세계 최고 권위의 국제고체회로학회(ISSCC)에서 ‘하이브리드 본딩을 활용한 수직 셀 트랜지스터(VCT) 기반 4F²’ 기술을 공개하며 D램 미세화 한계 극복과 차세대 메모리 구현 가능성을 제시한 바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맡고 있는 송재혁 사장은 전날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에서 삼성전자도 4F²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며 이를 재차 확인했다.
SK하이닉스 역시 지난해 6월 미국 전기전자공학회(IEEE)가 주관한 VLSI 심포지엄 2025에서 4F² 개발 로드맵을 공개한 바 있다.
F는 반도체의 최소 선폭(Feature Size)을 뜻한다. D램은 셀 단위로 데이터를 저장하는데 이 셀 하나가 차지하는 면적을 F²로 표기한다.
현재 6F² 구조의 D램은 가로 3F·세로 2F의 직사각형 셀인 반면, 4F²는 가로와 세로가 각각 2F인 정사각형 셀이다. 6F²보다 면적이 33% 작아 선폭을 줄이지 않고도 같은 칩에 셀을 30~50% 더 배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생산성과 원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는 이유다.
이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4F²를 개발 중임을 공식화했지만 시장은 후발주자인 CXMT의 이번 발표에 유독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크게 술렁이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CXMT가 ‘연내 출시’ 언급으로 연구 단계를 넘어 제품화 단계로 진입했다고 평가하면서도 연말에 나올 CXMT의 4F² 기반 D램을 실제 뜯어보고 제대로 된 검증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한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은 “자동차에 비교하면 우리가 만드는 건 ‘제네시스 G90’이고 CXMT가 만들겠다는 건 ‘아반떼’”라며 “CXMT가 실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증명되지도 않았다. 2028년까지 하겠다는 로드맵을 선언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차오칸위 CXMT 총재는 지난 10일 상하이에서 열린 제4회 칩렛 및 이종 집적 콘퍼런스에서 “4F²와 하이브리드 본딩을 적용한 차세대 서버용 메모리 제품 ‘DDR5 RDIMM’을 연말에 선보이겠다”고 했을 뿐 ‘양산’이나 ‘샘플 출하’라는 표현은 없었다. 구체적인 사양이나 출시일자도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이번 CXMT의 발표를 4F² 기반 D램의 대량 양산이 아니라 출시 예고로 해석해야 한다고 말한다. 실제 제품을 대량으로 양산하기까지 최소 2년은 더 걸릴 것으로 전망한다.
4F²가 반도체 업계의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여줄 기술로 평가되지만 그만큼 공정 난도도 높아 삼성전자·SK하이닉스도 2028년 이후 도입을 예상하고 있다. CXMT가 실제 양산 단계에 도달할 수 있는 기술력을 지니고 있는지 의심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중국이 미국의 수출규제로 첨단 반도체 제조장비 확보에 고전하고 있는 만큼 4F² 기반 D램의 수율(결합 없는 합격품 비율)도 낮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김형준 차세대지능형반도체사업단장(서울대 명예교수)은 “중국 회사는 DUV(심자외선) 장비를 사용해야 하는데 여러 번 회로를 새겨야 한다. 그러면 수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만드는 지금의 6F² 기반 D램보다 경쟁력이 낮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joze@heraldcorp.com
jeongwan@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