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확충·교수 처우 등 공약 난무

이사회, 최종 후보 1인 선정 예정

서울대 제29대 총장 후보로 확정된 강준호(왼쪽부터) 사범대 교수, 최해천 공과대 교수, 이재영 인문대 교수. [서울대 제공]
서울대 제29대 총장 후보로 확정된 강준호(왼쪽부터) 사범대 교수, 최해천 공과대 교수, 이재영 인문대 교수. [서울대 제공]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서울대학교 제29대 총장 후보 3명이 최종 확정됐다. 서울대는 대규모 재정 확충과 교수 처우 개선 공약을 둘러싼 실현 가능성 논란 속에 최종 후보 1인을 선출하기 위한 절차에 돌입했다.

15일 서울대 총장추천위원회(총추위)에 따르면 전일 제29대 총장 후보로 강준호 사범대 교수와 최해천 공과대 교수, 이재영 인문대 교수가 확정됐다.

지난 7일 교원, 직원, 학생으로 구성된 정책평가단이 후보 4명을 대상으로 정책평가를 진행한 결과 강 교수가 1위에 올랐다. 최 교수와 이 교수가 뒤를 이었다. 이번 정책평가는 교육·연구 등 정책과 실현 가능성(40%), 비전과 리더십(40%), 국제적 안목(20%) 등 세 가지 항목에 따라 평가됐다.

후보들은 교수 처우 개선과 대학 재정 확대를 앞세워 대규모 공약을 내놨다. 강 교수는 서울대 정교수의 적정 연봉 수준으로 3억원을 제시했다. 현재 약 1억3000만원인 정교수 연봉을 우선 2억원 수준으로 올리고 부교수와 조교수의 연봉도 함께 인상한 뒤 연구 성과를 낸 교수부터 3억원까지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재원 마련 방안으로는 기존 예산 재배분과 자체 수익 사업 활성화, 지식재산권 활용 등을 제시했다. 학교채 발행과 서울대가 보유한 유휴 자산을 활용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최 교수는 임기 4년간 총 2조원 규모의 신규 기금을 조성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기업과 최고경영진을 대상으로 전략적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SNU 메가프론티어 파트너스’ 등을 통해 재원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신임 교수 정착금을 3억원으로 확대하고 현재 12명 수준인 석좌교수를 100명으로 늘리는 한편 정년 이후에도 연구와 교육을 이어갈 수 있는 특임석좌교수도 100명 규모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서울대 총자산을 현재 약 6조원에서 2030년까지 10조원으로 늘리겠다고 공약했다. 교육 수익과 수익 사업 다각화, 기업·재단 연구 기부, 동문 발전 기금 등을 재원으로 제시했다.

특히 동문 발전 기금 1조원을 조성하고 민간 출신 최고재무책임자(CFO)와 투자 위원을 영입해 자산 운용의 전문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교수 활동 지원비를 월 20만원에서 120만원으로 늘리고 내년부터 기본급을 7% 인상하겠다는 공약도 내놨다.

공약 실현 가능성 검증 과제

이처럼 후보들의 공약이 교수 처우 개선과 재정 확충에 집중된 배경으로는 총장 선출 과정에서 교원 집단의 영향력이 큰 평가 구조가 거론된다. 정책평가단은 교원 394명, 직원 55명, 부설 학교 교원 4명 등 교직원 453명으로 구성된다. 특히 학생 평가는 참여 인원과 관계없이 교원 정책평가단 인원의 9.5%로 환산됐다. 총추위 위원 30명 중 학생은 1명에 그친다.

이에 따라 학생과 직원 등 다른 대학 구성원의 의견이 후보 평가에 충분히 반영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교원 집단의 영향력이 큰 구조에서 후보들이 교수 처우 개선을 강조하는 한편, 대학 구성원 전체의 이해관계를 균형 있게 반영하는 공약은 상대적으로 두드러지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대규모 공약의 실현 가능성도 검증 과제로 남는다. 기금 조성과 자산 확대는 기업·동문 기부 유치와 투자 수익 등 외부 요인의 영향을 받는 만큼 목표액뿐 아니라 재원별 확보 가능성과 구체적인 추진 일정이 뒷받침돼야 한다.

총추위는 확정된 후보 3명을 서울대 이사회에 추천하고 이사회는 이들 가운데 최종 후보 1명을 선정한다. 이후 교육부 장관의 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차기 총장을 임명한다.


newda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