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코스닥 나란히 6%대 급락
삼성전자 7%·SK하이닉스 9%대↓
변동성지수 50선 재돌파
외인 장초반 6800억원 순매도
美 물가 쇼크에 AI 투자 회수 우려까지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국내 증시가 15일 물가와 금리 및 인공지능(AI) 투자 리스크가 맞물린 복합 악재에 직격탄을 맞았다. 미국의 물가 상승세가 예상보다 강해 금리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AI 인프라 투자에 대한 수익성 의구심까지 확산하며 기술주 중심의 매도세가 국내 증시로 번졌다. 외국인이 대규모 매도에 나선 가운데 코스피는 5600선으로 밀렸고, 코스닥과 반도체 대형주도 급락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20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87.69포인트(6.45%) 내린 5621.12를 기록했다. 외국인이 6783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기관과 개인은 각각 6107억원, 283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닥지수도 56.94포인트(6.91%) 하락한 766.94를 나타냈다. 코스닥에서는 개인이 444억원을 순매도했고 외국인은 373억원을 순매수했다.
같은 시각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52.41로 전 거래일보다 7.50포인트(16.70%) 상승했다. 지난 8월 28일 종가 기준 50선을 넘어선 이후 줄곧 이를 밑돌았던 변동성지수가 다시 50선을 웃돌면서 시장의 경계심이 한층 높아졌다.
이날 증시 급락세에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오전 9시7분42초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코스닥시장에서도 9시17분23초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같은 시각 매도세는 반도체주에 집중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7.44% 내린 21만4750원, SK하이닉스는 9.16% 하락한 128만9000원을 기록했다. SK스퀘어도 9.51% 떨어졌고 삼성전기는 12.08% 급락했다.
이날 국내 증시 부진은 예견된 결과였다. 간밤 미국 증시부터 매크로와 산업 리스크가 동시에 촉발됐다. 14일(현지시간) 미국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3.7% 상승해 시장 예상치인 3.6%를 웃돌면서 금리인하 기대가 약해지고 추가 긴축 우려가 커졌다. 나스닥종합지수는 1.88%, S&P500지수는 1.11% 하락했다.
AI 투자 확대가 곧바로 수익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에도 균열이 생겼다. 데이터센터 구축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한 AI 클라우드 기업 코어위브가 15.46% 급락하고 오라클이 8.8% 하락하는 등 투자비 회수와 차입 부담에 대한 우려가 주가에 반영됐다.
이날 국내 증시의 급락은 금리 부담뿐 아니라 주요 이벤트를 앞둔 불확실성에 대응해 투자자들이 선제적으로 위험자산 비중을 줄인 결과라는 분석이다. AI 투자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지만, 실적 개선 기대 자체가 훼손됐다기보다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 포지션 조정이 이어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양형모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은 마지막 진통 구간이고 불확실성이 걷히면 할인됐던 이익이 다시 가격에 반영될 것”이라며 “CPI는 하락의 계기였지만 전날부터 시작된 매도세는 금리 때문이 아니라 실적과 선거를 앞두고 불확실성을 미리 줄이는 포지션 정리”라고 진단했다.
이어 “27∼2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미국 중간선거까지 지나고 AI 산업의 기업간거래(B2B) 수요가 본격적으로 확인되는 10월 말∼11월에는 매도세가 진정되고 제자리를 찾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kacew@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