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19~34세 462명 조사…37.4% 올해 3개월 이상 소득 끊겨
계약서 없는 응답자 54.1%…노동부, ‘일하는 사람 기본법’ 연내 제정 추진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청년 플랫폼 종사자·프리랜서는 주업으로 일해도 월수입 중앙값이 165만원에 그쳤다. 주업으로 일하는 응답자의 절반 이상은 월수입이 200만원에 못 미쳤다. 전체 응답자 셋 중 한 명은 시간당 수입이 최저임금 수준에 못 미쳤고 절반 이상은 계약서 없이 일했다.
불안정한 소득에 빈약한 사회안전망까지 겹친 현실에 노동부는 ‘일하는 사람 기본법’의 연내 제정과 ‘K-노동복지회의소(가칭)’ 구축을 추진하기로 했다.
15일 고용노동부가 서울고용노동청에서 개최한 ‘청년 프리랜서 오픈마이크’에서 김종진 일하는시민연구소 소장은 이같은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엠브레인 리서치가 지난 9월 9~20일 조사한 플랫폼 종사자·프리랜서 1500명 중 수도권 19~34세 청년 462명을 분석한 결과다. 여성 응답자가 78.6%였다.
주업 응답자 232명의 월수입 중앙값은 165만원이었다. 54.3%는 월 200만원 미만을 벌었다. 부업 응답자 230명의 중앙값은 30만원, 청년 전체는 80만원이었다. 전체의 37.4%는 올해 3개월 이상 소득이 끊긴 경험이 있었다. 시간당 수입은 최저임금 수준보다 낮은 비율은 33.3%였다. 월수입을 업무시간으로 나눈 비용 공제 전 금액이어서 실제 비용 부담까지 고려하면 손에 쥐는 돈은 더 줄어들 수 있다.
주업 응답자의 37.5%는 ‘주된 생계소득을 얻기 위해’ 일을 시작했다고 답했다. ‘원하는 시간에 자유롭게 일하기 위해’라는 응답은 26.3%였다. 청년 전체의 35.8%는 정규직·비정규직 임금노동에서 현재 일로 이동했다.
그러나 일한 대가를 지킬 장치는 부족했다. 계약서 없이 일하는 비율은 54.1%, 지난 1년간 작업·계약·보수 관련 부당대우를 경험한 비율은 44.4%였다. 간담회에 참석한 32세 영상 편집 프리랜서는 계약서 없이 작업하다 행사가 취소돼 이미 수행한 작업의 보수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경력이 쌓인 집단에서도 처우는 나아지지 않았다. 부당대우 경험률은 경력 1년 미만에서 40.2%, 3년 이상에서 53.3%였다. 보수 미지급·지연·삭감을 경험한 비율도 각각 18.8%, 35.5%로 차이가 났다. 3년 이상 경력자의 31.4%는 보수를 늦게 받았고, 27.8%는 계약에 없는 작업을 요구받았다. 계약서를 쓴 응답자의 부당대우 경험률도 50.9%로, 쓰지 않은 응답자(38.8%)보다 높았다.
소득이 끊기거나 일하다 다쳤을 때 기댈 안전망도 좁았다. 고용보험 가입률은 17.5%, 산재보험 가입률은 13.4%에 그쳤다. 19~24세의 43.9%는 고용보험 가입 여부조차 모른다고 답했다. 야간노동 경험은 청년 전체의 42.9%였다.
불안정은 정신건강 지표에서도 함께 나타났다. 설문 척도에 따른 ‘우울 의심’ 비율은 30.3%였다. 소득 단절·부당대우·잦은 야간노동·최저임금 미만 수입 등 네 가지 불안정 요인이 없는 집단에서는 13.1%였지만, 세 가지 이상 겹친 집단에서는 57.6%로 높았다.
AI 확산은 일감 불안을 더했다. AI를 사용하는 청년 397명 중 39.8%는 AI로 일감이 줄고 있다고 답했다. 청년 전체의 55.2%는 10년 후 AI로 인한 실직을 우려했다. 반면 발주처가 지원한 교육훈련이 없다는 응답은 48.1%였다.
청년 응답자의 76.6%는 ‘일하는 사람 기본법’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부당대우를 경험한 청년의 85.4%는 분쟁조정 시스템을 요구했다.
노동부는 계약 형식과 관계없이 공정한 계약·합당한 보수·안전하게 일할 권리를 보호하는 일하는 사람 기본법의 연내 제정을 추진한다. 소득기반 고용보험 도입과 산업안전보건법 적용 확대, 노무제공자의 생활 안정·권익 보호를 위한 ‘K-노동복지회의소(가칭)’ 구축도 추진할 계획이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비교적 자유롭게 일하는 프리랜서라도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까지 혼자 감당해서는 안 된다”며 “연내 일하는 사람 기본법 제정을 통해 일하는 사람 누구나 기본이 갖춰진 일자리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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