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국채펀드 593억달러 순유입

10월에도 140억달러 추가자금 몰려

블랙록·아문디 등 국채 매입 확대

주식 60:채권 40 투자전략 재조명

뉴욕증시 이미지 [123R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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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미국 국채금리가 24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가운데 글로벌 투자자들이 국채를 대거 사들이고 있다. 이란전쟁과 인플레이션 우려로 국채 가격이 급락했지만 높은 이자 수익을 확보할 기회라는 판단에서다. 올해 3분기 이후 미국 국채펀드에 유입된 자금만 100조원을 넘어섰다.

1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글로벌 자금 흐름 분석업체 EPFR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미국 국채펀드에는 올해 3분기 사상 최대인 593억달러가 순유입됐다. 10월에도 약 140억달러가 추가 유입되면서 총 733억달러(약 104조원)가 몰렸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올해 들어 1.06%포인트 상승해 5.24%에 도달했다. 지난주에는 5.36%까지 치솟으며 2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란 전쟁에 따른 고유가와 인공지능(AI) 기업들의 대규모 채권 발행 등이 금리 상승을 부추겼다. 채권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이는 만큼 기존 투자자에게는 손실이지만 신규 투자자에게는 매수 기회가 된 셈이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시장 기대가 과도하다며 만기에 관계없이 미국 국채를 매입하고 있다. 2조6000억유로를 운용하는 아문디도 미국 국채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아문디의 뱅상 모르티에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현재 미국 국채금리에 대해 “매우 높은 수준이며 자연스럽게 새로운 관심을 불러일으킨다”고 평가했다.

실제 미국 국채 입찰에서도 투자 수요가 확인됐다. 지난 7일 실시된 390억달러 규모의 10년물 국채 입찰에서 프라이머리 딜러의 낙찰 비중은 2003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프라이머리 딜러는 투자자들이 매입하지 않은 국채 물량을 인수하는 금융기관으로, 이들의 낙찰 비중이 낮다는 것은 최종 투자자들의 매수 수요가 강했다는 의미다.

물가상승률을 고려한 실질 수익률도 국채의 매력을 높이고 있다. 시장에서 예상하는 향후 10년간 미국의 평균 인플레이션율은 약 2.35%다. 10년물 국채금리 5.24%에서 이를 차감하면 기대 실질 수익률은 약 2.9%에 달한다. 물가 상승을 감안하더라도 상당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채권운용사 핌코의 댄 이바신 CIO는 사상 최고치 부근에서 거래되는 주식보다 미국 국채가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주식의 높은 가치평가와 회사채의 좁은 신용 스프레드를 고려하면 현재 국채금리가 훨씬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PGIM 크레딧의 그렉 피터스 공동 CIO도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5%를 넘으면 중장기적으로 보유하기 좋은 조건”이라고 밝혔다.

월가에서는 주식에 60%, 채권에 40%를 투자하는 전통적인 자산배분 전략인 ‘60대 40 포트폴리오’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초저금리 시기에는 채권의 이자 수익이 낮아 투자 매력이 떨어졌지만 최근 국채금리가 5%를 넘어서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60대 40 포트폴리오는 주식으로 수익을 추구하면서 채권으로 투자 위험을 분산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초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채권의 이자 수익이 줄었고, 주식과 채권 가격이 동시에 하락하는 현상까지 나타나 위험 분산 효과가 약화했다. 최근에는 높은 이자 수익이 채권 가격의 추가 하락에 따른 손실을 일부 상쇄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SMBC그룹의 몬티 간디 금리 전략가는 “현재 금리 수준은 채권 투자의 매력을 높이고 있다”며 “양호한 보유 수익을 얻을 수 있어 지금은 채권을 매수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연준의 추가 긴축 가능성이 남아 있어 초장기 국채 투자에는 신중한 모습이다. 만기가 길수록 금리 상승에 따른 가격 하락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피터스 CIO는 “30년 만기 국채에 투자할지는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

모건스탠리 투자운용의 비샬 칸두자 포트폴리오 매니저도 10년 이하 만기 국채는 매력적이지만 20~30년물에 대한 확신은 낮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자 수익에 따른 완충 효과가 훨씬 더 확실해지고 있다”며 “금리의 최고점이나 최저점을 기다리기보다 현재 수준에서 투자하는 것이 더 쉬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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