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장윤우 기자] 1996년 미국 힙합 스타 투팍(2Pac·투팍 샤쿠르)를 살해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유죄 평결을 받은 케피 디 데이비스(63)가 징역 40년에서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13일(현지시간) 미국 ABC방송과 NBC방송에 따르면 네바다주 지방법원의 칼리 키어니 판사는 이날 라스베이거스 법정에서 데이비스에게 이같이 선고했다.
키어니 판사는 데이비스가 살인으로 돈을 번 점을 들어 형량에 20년을 더했다고 밝혔다. 데이비스는 그동안 언론 인터뷰와 회고록을 통해 사건 당일 상황을 털어놓으며 돈을 벌어왔다.
데이비스는 수갑을 차고 남색 수의 차림으로 법정에 나왔다. 투팍의 유족에게 할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발언을 거부했다.
투팍은 1996년 9월 7일 라스베이거스 중심가 인근에서 차를 타고 가던 중 옆으로 다가온 차에서 쏜 총에 맞았다. 당시 투팍이 탄 차는 소속사 대표가 몰고 있었다. 투팍은 엿새 뒤 25세의 나이로 숨졌다.
로스앤젤레스 갱단 두목 출신인 데이비스는 사건이 미제로 남은 동안 자신이 총격 차량 조수석에 타고 있었고 조카에게 범행에 쓰인 총을 건넸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
그의 자서전 ‘Compton Street Legend’에도 같은 내용을 적었다. 검찰은 그날 밤 데이비스의 조카와 투팍 사이에 벌어진 몸싸움이 범행의 발단이 됐다고 봤다.
데이비스는 2023년 9월 체포돼 살인 혐의로 기소됐다. 데이비스는 무죄를 주장했지만 배심원단은 약 2주간의 재판 끝에 지난 8월 3시간이 채 안 되는 숙의를 거쳐 1급 살인 유죄 평결을 내렸다.
검찰은 재판 내내 데이비스가 경찰과 다큐멘터리 제작진에게 직접 한 진술을 핵심 증거로 내세웠다. 데이비스는 투팍 피살 사건으로 기소돼 유죄 판결을 받은 유일한 인물이다.
투팍은 힙합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래퍼로 꼽힌다. 1971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난 투팍은 5년 남짓한 활동 기간에 생전과 사후를 합쳐 전 세계에서 7500만장이 넘는 음반을 팔았다.
미국음반산업협회(RIAA) 기준 미국 내 판매량은 3750만장으로 미국 힙합 가수 가운데 두 번째로 많다. 기네스 세계기록은 2001년 투팍을 미국에서 가장 많은 음반을 판 래퍼로 인정했다.
투팍은 2017년 솔로 래퍼로는 처음으로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고, 2023년에는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에 이름을 새겼다.
dbsdn1110@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