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겸 방송인 양재웅씨(44)가 운영했던 정신병원에서 발생한 30대 여성 환자 사망 사건과 관련해, 유족이 당시 21분간의 CCTV 영상이 사라졌지만 경찰은 늑장 수사로 일관했다고 비판했다.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남·북부경찰청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고인의 어머니 A씨는 “딸이 다이어트약 의존증을 치료하려 입원했다가 불과 17일 만에 격리실에서 숨졌다”며 “며칠 간 배가 아프다며 응급실에 보내달라고 호소했지만 제대로 된 처치조차 받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특히 A씨는 경찰의 늑장 수사와 증거 확보 실패를 지적했다.
그는 “사망 직후 병원 측에 CCTV를 요구해 12시간 만에 받았는데, 정작 딸이 숨져가던 새벽 시간대 21분간의 영상은 없는 상태였다”며 “그런데도 경찰은 사망 6개월이 지나서야 병원을 압수수색했고 이후 의사협회 감정이 늦어진다는 이유로 수사를 멈춰 세웠다”고 주장했다.
A씨는 이어 “경찰이 수사를 멈춘 사이 국가인권위원회가 간호 기록 허위 기재와 의사 지시 없는 불법 강박 사실을 먼저 밝혀냈다”며 “압수수색까지 한 경찰이 그 동안 무엇을 했는지 묻고 싶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유족 측은 ▷의사의 직접적인 격리·강박 지시 및 기록 조작 방지 ▷격리실 CCTV 의무 보존 및 유족 즉각 제공 ▷폐쇄병동 외부 감시 체계 구축 등을 촉구하면서, 철저한 재수사와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경찰의 부실 수사 의혹에 대한 의원들의 질타도 이어졌다.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은 “사건 발생 직후 전자의무기록과 접속 기록을 신속히 확보했다면 기록 변경 여부를 확인할 수 있었음에도 부천원미경찰서가 이를 방치했다”며 “당시 수사를 지휘했던 책임자가 현재 경기남부청 수사심의계장으로 영전한 사실에 대해서도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강명구 국민의힘 의원도 “경찰이 6개월간 제대로 된 수사를 하지 않다가 인권위 조사 이후에야 뒤늦게 재조사에 나섰다”며 “초동수사 책임자가 현재 수사를 지휘하는 자리에 있다면 이는 사건 암장이자 전형적인 제 식구 감싸기”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김홍근 경기남부경찰청장 직무대리는 사건 당일 전자 기록 등을 확보하지 못한 점을 두고 초동수사의 미흡함을 일부 인정하면서, 수사 책임자에 대한 조치 요구에는 “명확히 잘못된 부분을 따진 뒤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지난 2024년 5월 양씨가 운영하던 경기 부천시 소재 병원에서 30대 여성 환자가 장폐색으로 사망했다.
담당 주치의와 간호사 등 5명은 환자 상태를 충분히 관찰하지 않은 상태에서 장폐색을 유발할 수 있는 향정신성 약물을 지속 투여한 혐의(업무상 과실치사)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
해당 병원은 3개월 영업정지 끝에 폐업했다.
yeonjoo7@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