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종자원, AI 기반 종자 수확시기 예측 프로그램 개발

벼 24품종·9565필지 적용…실제 수확시기와 ±3일 일치

46년 기상자료 분석…지방정부·민간 종자업체에도 무료 제공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게티이미지뱅크]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김선국 기자] ‘비가 오기 전에 벼를 수확해야 할까, 며칠 더 기다려야 할까.’ 농업인의 경험에 의존하던 벼 수확시기를 이제 인공지능(AI)이 알려준다. 재배지역과 기상정보 등을 분석해 적정 수확시기를 예측하는 기술이다. 올해 벼 9565개 필지에 적용한 결과, 실제 수확시기와의 차이가 3일 이내로 나타났다.

국립종자원은 한국전자기술연구원과 공동으로 ‘AI 기반 종자 수확기 예측 프로그램’을 개발해 정부 보급종 생산현장과 지방정부, 민간 종자업체 등에 제공하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벼 수확은 시기를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종자로 사용할 벼는 너무 일찍 수확하면 충분히 여물지 않고, 너무 늦으면 비를 맞거나 이삭에서 싹이 트는 ‘수발아’가 발생할 수 있다. 이 경우 발아율과 종자 품질이 떨어진다.

문제는 기후변화다. 고온과 집중호우 등 이상기상이 잦아지면서 벼가 익는 시기를 예측하기가 어려워졌다. 같은 품종이라도 재배지역과 그해 날씨에 따라 수확시기가 달라질 수 있다. 그동안 농업인의 경험과 현장 관찰에 의존해 왔지만 갑작스러운 태풍이나 수확기 강우에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새 프로그램은 이런 고민을 줄이기 위해 개발됐다. 생산자가 재배지역과 품종, 출수일 등 기본정보를 입력하면 AI가 과거 46년(1980~2025년)의 적산온도 자료와 올해 기상정보를 분석한다. 이를 바탕으로 벼가 익어가는 정도를 파악해 필지별 적정 수확시기를 예측한다. 결과는 그래프로 보여준다.

현장 적용 결과도 나왔다. 국립종자원이 올해 정부 보급종으로 생산 중인 벼 24품종, 9565개 필지에 프로그램을 적용한 결과 예측한 수확시기와 실제 현장의 수확시기가 ±3일 수준으로 일치했다. 종자원은 이를 통해 현장 활용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프로그램은 정부 보급종 생산에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다. 지방정부가 생산하는 원원종·원종 등 상위단계 종자와 민간 식량종자 생산에도 무상으로 제공되고 있다. 기관이나 업체가 별도 프로그램을 개발하지 않고도 같은 기준으로 수확시기를 판단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국립종자원과 한국전자기술연구원은 앞으로 실제 수확자료와 기상자료를 추가로 반영해 예측 정확도를 높일 계획이다. 농업위성 정보와도 연계해 채종포의 생육상태를 보다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고도화한다.

양주필 국립종자원장은 “이 프로그램을 사용하고자 하는 벼, 맥류 생산자단체나 기관들은 국립종자원으로 연락하면 프로그램과 활용 매뉴얼을 무상 제공한다”며 “기후변화로 과거의 경험만으로 적정 수확시기를 판단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만큼 생산자가 기상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수확시기를 보다 쉽고 정확하게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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