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방사청 안보 우려 땐 경영지배권 취득 승인 불허
이용철 방사청장 “한화의 KAI 인수, 국익 측면 깊이 검토”
[헤럴드경제=전현건 기자] 한화그룹의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인수 가능성을 둘러싸고 방위산업 독과점과 국가안보에 미칠 영향을 검증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방산업체 인수·합병(M&A)에 대한 안보 심사를 강화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3일 이 같은 내용의 방위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나 방위사업청이 국가안보에 중대한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하면 경영지배권 취득 승인을 내주지 못하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이번 개정안은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이 방산업체의 경영상 지배권 취득을 승인하려는 경우 기존 방위사업청장뿐 아니라 국방부장관과도 사전에 협의하도록 했다.
특히 국방부장관 또는 방사청장이 국가안보와 군사기밀 유지, 국방정책 수행에 중대한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는 의견을 제출하면 승인을 할 수 없도록 하는 조항을 신설했다. 안보 주무부처의 의견에 법적 구속력을 부여해 실질적인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김 의원은 현행법이 산업부장관과 방사청장 간 협의만 규정하고 있어 안보상 우려를 승인 여부에 반영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방산업체의 지배구조 변화는 무기체계 연구개발과 생산뿐 아니라 후속군수지원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경쟁제한 여부를 따지는 경제적 심사와 별도로 안보 검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번 법안은 한화의 KAI 지분 확대와 경영 참여 움직임 속에서 나왔다.
한화는 지난 5월 KAI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변경한 뒤 계열사를 통해 지분을 늘렸다. 지난 8월 기준 합산 지분율은 15.89%로 한국수출입은행에 이어 2대 주주에 올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8월 31일 경쟁제한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해당 주식취득에 대한 기업결합 신고를 승인했다. 다만 김 의원은 KAI가 한국형전투기 KF-21 등 핵심 항공무기체계의 체계종합업체라는 점에서 공정위 심사만으로 안보상 파급효과까지 검증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날 국회 국방위의 방사청 국정감사에서도 한화의 KAI 인수 가능성을 둘러싼 독과점 우려와 매각 시점 문제가 제기됐다.
이용철 방사청장은 관련 질의에 “국익 측면에서 살펴야 할 여러 변수가 있다는 데 공감한다”며 “저희가 의견을 낼 때 깊이 검토해서 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KAI 민영화와 관련해서는 “현재 민영화 계획을 알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앞서 지난 7일 국방부 국정감사에서도 방산업체 지배구조 변경에 대한 협의 주체에 국가안보전략을 총괄하는 국방부장관을 명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의원은 “방위산업은 기업의 사익 추구나 단순한 시장 논리에 맡겨둘 수 없는 국가안보의 핵심 보루”라며 “공정위의 경쟁제한 심사만으로는 방산 M&A가 안보와 군사작전에 미칠 파급효과를 검증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개정안을 통해 지배구조 변동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보 공백과 기술 유출 리스크를 원천 차단하고, 국가안보와 국방정책의 일관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제도적 기반을 확립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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