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및 국제유가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장 초반 2∼3%대로 하락하며 5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연합]
1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및 국제유가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장 초반 2∼3%대로 하락하며 5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문이림 기자] 코스피가 미국 반도체주 상승은 따라가지 못하고 악재에는 더 크게 흔들리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눈높이가 낮아진 데다 외국인 매도와 자사주 매입 종료에 따른 수급 공백까지 겹치면서다. 두 시장의 동조화가 약해지는 가운데 코스피는 13일 장중 4% 넘게 하락하며 6100선을 내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45분 기준 코스피는 전날보다 289.28포인트(4.53%) 내린 6094.96을 기록하고 있다. 전장 대비 198.16포인트(3.10%) 내린 6186.08로 출발한 뒤 장 초반 6100선마저 내주며 6083까지 밀렸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6거래일 연속 매도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6114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2737억원, 3107억원을 순매수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나란히 5%대 하락률을 기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5.29% 내린 23만7250원, SK하이닉스는 5.79% 하락한 151만2000원에 거래 중이다. 각각 3%대와 4%대 하락 출발한 뒤 낙폭을 키웠다.

간밤 뉴욕증시는 반도체주 부진 속에 혼조세로 마감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0.38% 올랐으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와 나스닥 종합지수는 각각 0.06%, 0.44% 하락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2.67% 급락했다.

주말 사이 중국 반도체 기업 창신메모리(CXMT)가 차세대 포에프스퀘어 구조 D램을 연내 양산하겠다고 밝힌 점 등이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피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추이
코스피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추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전날에도 각각 4.4%, 4.5% 급락하며 관련 악재를 반영했다. 이날도 매수세가 위축된 가운데 외국인 매도가 이어지면서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양현경 iM증권 연구원은 “최근 반도체 대형주 하락에는 AI 인프라 투자의 자금조달 및 수익성 우려, 중국 CXMT의 기술 추격, 외국인 매도에 따른 수급 부담이 겹쳤다”고 말했다.

최근 코스피는 미국 반도체주보다 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금리·유가 등 거시경제 악재에 흔들리는 데다 미국 기술주가 오를 때도 동반 상승하지 못하면서 미국발 훈풍마저 막힌 흐름이다.

그동안 코스피는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와 비슷하게 움직였다. 이 지수는 미국에 상장된 주요 반도체 기업 30곳의 주가를 반영해 글로벌 반도체 업황을 보여주는 지표다. 코스피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시가총액의 절반을 차지하는 만큼 필리지수와 동조화현상을 보인 것이다. 마이크론이나 샌디스크 같은 미국 반도체주가 급등하면 다음날 코스피도 함께 오르는 일이 흔했다.

최근에는 이 공식이 통하지 않았다. 헤럴드경제 분석 결과 두 지수의 월별 상관계수는 연초 0.943에서 이달 0.68로 떨어졌다. 4월에는 0.97까지 치솟아 사실상 한 몸처럼 움직였다. 상관계수는 1에 가까울수록 두 지수의 흐름이 비슷하다는 뜻이다.

수익률에서도 코스피가 뒤처졌다. 지난 6월 말 코스피와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연초 대비 각각 98%, 96% 올라 비슷한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후 코스피의 하락 폭이 커지면서 전날 기준 연초 대비 상승률은 코스피 48%,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66%로 벌어졌다.

미국발 호재가 국내 증시로 이어지지 않은 사례도 이어졌다. 지난 5일(현지시간) 나스닥과 엔비디아가 사상 최고치를 새로 쓴 뒤 6일 코스피는 0.89% 내렸다. 이튿날에도 나스닥과 엔비디아, AMD가 나란히 신고가를 썼지만 7일 코스피는 1.98% 하락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코스피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비중이 커 나스닥보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와 동조화하는 경향이 강했다”며 “최근에는 두 기업의 실적 전망치가 낮아진 데다 외국인 매도세까지 거세지면서 미국발 훈풍이 국내 증시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가는 향후 코스피의 향방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에 달려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주부터 애널리스트들의 리뷰를 통해 본격적으로 업데이트되는 삼성전자의 내년 실적 추정치가 얼마나 상향될 수 있는 지, 이와 연동된 코스피 전반의 실적 추정치 상향 강도가 중요해진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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