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뷰티 넘어 ‘3040 여성 패션’ 집중 공략
3P로 재고 부담 덜고, 풀필먼트 새벽배송 강화
IPO 재추진 전망 속 외형 확대·수익 개선 전략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아이의 교실을 찾는 날, 예의를 갖추면서도 평소의 취향을 놓치지 않는 공개수업룩을 소개해요.”
컬리가 패션 사업을 키우고 있다. 식품·뷰티에 이어 3040 여성을 타깃으로 한 패션 상품과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흑자 전환 이후 무게가 실린 기업공개(IPO) 재추진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컬리는 마켓컬리 앱에 별도의 패션 탭을 설치한 데 이어 큐레이션 콘텐츠, 단독·기획 상품을 강화하고 있다. 주요 타깃층은 3040 여성이다. 식품·뷰티 쇼핑을 하러 온 고객이 자연스럽게 패션으로 유입될 수 있도록 했다. ‘학부모 참관룩’, ‘문화센터룩’ 등 시간·장소·상황(TPO)에 맞는 옷차림을 소개하는 스타일노트 등도 운영 중이다. 입점 브랜드는 약 300개로, 최근 모델 한혜진의 패션 브랜드 ‘헤디트’를 단독 론칭하기도 했다.
컬리는 올해 패션 상품 거래액 목표를 지난해의 2.5배 수준으로 설정했다. 컬리 측은 “아직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성장세를 보이는 중”이라고 말했다.
패션 사업은 계절에 따른 변화와 유행 주기가 빠른 특성상 재고 관리가 중요하다. 탄탄한 고객층과 물류 시스템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진입 자체가 어렵다. 최근 대형 유통·식품사들이 앞다퉈 진출하는 뷰티 사업에 비해 도전장을 내기 쉽지 않다.
컬리의 패션 사업을 가능하게 한 건 판매자 배송(3P)과 풀필먼트(FBK)다. 직매입 비중이 높은 식품·화장품과 달리, 패션은 외부 판매자를 통해 재고 관리 부담을 최소화했다. 패션과 리빙을 축으로 한 3P 사업 거래액은 전체의 10% 수준이지만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거래액은 전년 대비 54.9% 증가했다. 올해 들어선 1분기 52.6%, 2분기 32.1%의 전년 동기 대비 신장률을 보였다. 재고 부담 없이 수수료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수익성을 개선하는 효과도 얻고 있다.
FBK는 샛별배송을 담당한다. 김포와 평택, 창원 물류센터의 빈 공간을 활용해 컬리가 배송까지 대행한다. 2~5일 걸리는 3P 상품보다 빠르게 받아볼 수 있다. 현재 샛별배송이 가능한 패션 상품은 전체의 20~30% 수준으로, 컬리는 이를 70~80%까지 늘린다는 방침이다. 컬리 측은 “정확하게 예측한 수요에 따라 재고를 들여오고 있다”고 했다.
컬리의 사업 다각화는 IPO 재추진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컬리는 한때 기업가치 4조원을 지닌 대어로 주목받았지만, 투자심리 악화 등으로 2023년 상장 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이후 수익성 개선에 집중한 컬리는 지난해 흑자 전환에 이어 올해 1~2분기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전략적 동맹 관계인 네이버가 지난 5월 실시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 과정에서 약 2조8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컬리의 행보를 무신사에 빗대어 보는 시각도 있다. 무신사는 내년 상장을 목표로 지난달 유가증권시장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했다. 온라인 패션 플랫폼에서 출발한 무신사는 국내외 오프라인 매장을 연 데 이어 뷰티까지 영역을 넓혔다. 컬리 역시 내년 서울 강남구에서 첫 상설 오프라인 매장을 선보일 예정이다.
soho0902@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