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정 “난수화 시스템 우려…기술 확신시 도입”

추가 접수자 합격 분포 보고 후속 대책 검토

원서접수 공적 전환엔 “운영 주체보다 책임성”

박지향 해임 놓고 “찍어내기” vs “업무 문제”

12일 국회교육위원회 국정감사 이주영 개혁신당 의원(왼쪽)이 이기정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에게 질의하고 있다. [국회방송 갈무리]
12일 국회교육위원회 국정감사 이주영 개혁신당 의원(왼쪽)이 이기정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에게 질의하고 있다. [국회방송 갈무리]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이기정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회장이 대입 접수번호로 경쟁률을 유추하는 문제를 막기 위한 ‘수험번호 난수화’의 올해 정시모집 도입에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수시 원서접수 시스템 장애에 이어 새로운 기능 도입으로 시스템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을 우려한 것이다.

이 회장은 12일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주영 개혁신당 의원이 수험번호 난수화 도입을 묻자 “난수화는 지금 몇몇 대학에서 사용하고 있다”며 “가능하면 정시에도 어떤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혹시 또다시 시스템의 충돌 여부가 있을까 봐 상당히 고민스럽다”고 답했다.

수험번호 난수화는 접수번호를 무작위 숫자로 부여해 지원자 수를 추정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김희정 국회 교육위원장이 대교협을 통해 분석한 결과 자료를 제출한 일반대학 165개교 중 140개가 넘는 대학에서 접수번호로 실제 지원 인원을 파악해 경쟁률을 유추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접수번호가 ‘A20260120’이라면 끝자리 ‘120’이 해당 시점까지 접수한 인원을 뜻하는 식이다.

이 회장은 이 같은 문제를 언제 인지했느냐는 질문에 “김희정 위원님께서 제기한 후 조사해 보니까 그런 사실이 있음을 알게 됐다”고 했다.

수험번호로 경쟁률 유추…대교협 “기술적 확신 들 때 난수화”

수시 원서접수 장애 피해에 대한 추가 대책도 언급했다. 이 회장은 “최종 합격자 명단이 나왔을 때 추가 접수했던 사람들의 합격 분포를 보고 구체적으로 플랜A, 플랜B를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야 의원들은 장애 당시 교육부와 대교협의 대응, 민간 대행사에 의존해 온 원서접수 체계의 관리 책임을 따져 물었다.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은 장애 당시 교육부 장관과 대교협 회장이 모두 자택에서 보고를 받았고 두 기관 책임자 사이에 직접적인 협의도 없었다고 지적하자 이 회장은 “말씀을 무겁게 받아들이겠다”고 답했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민간 업체에 원서접수 업무를 장기간 맡기면서도 근본적인 개선책을 마련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유웨이가 올린 수익에 비해 시스템 개선에 충분히 투자했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교육부와 대교협이 지속적으로 관리했다면 사태를 예방하거나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회장은 원서접수 시스템의 공적 전환 여부에 대해 “민간 영역에서 계속할 것이냐, 공적 영역으로 갖고 올 것이냐 하는 이분법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라며 “얼마나 안정되고 보안에 강하고 재난에 어떻게 대응을 잘할까 하는 책임성의 측면에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시모집에 대비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현행 시스템의 문제점을 점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공공 영역으로 전환할지, 민간 운영을 유지하면서 공적 책임을 강화할지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이기정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이 14일 서울 금천구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
이기정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이 14일 서울 금천구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

박지향 이사장 공방…野 “대통령실 개입했나” 與 “현안 대응 편중”

한편 이날 국감에서는 박지향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 해임 추진을 놓고도 여야가 맞섰다. 국민의힘은 전임 정부에서 임명된 기관장을 내보내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고 민주당은 박 이사장의 업무 수행과 재단 운영을 문제 삼았다.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박 이사장에게 대통령실이 직무정지와 해임 추진에 개입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지 물었다. 박 이사장은 “그런 말을 들어본 적이 있다”고 했다. 해임을 위한 이사회 소집을 요구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업무 수행에 여러 어려움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준혁 민주당 의원은 재단의 ‘동북아역사현안 이해교육 연수’ 4기 강좌 3개 중 2개가 환단고기를 다뤘다고 지적했다. 일본군 위안부와 중국 동북공정, 독도 등 주요 현안이 많은데 특정 사안에 지나치게 편중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박 이사장은 “해당 내용은 교육홍보실장이 주관해 보고를 받지 못했다”고 했다.


brunc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