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 무효 소송 중 아내 찾아 범행

장모 흉기로 찌른 후 아내는 납치

강원 양양까지 도주했다가 검거

지난 8월 가정 폭력 혐의 수사 시작

이혼소송 중 장모 살해 및 아내를 납치한 20대 중반 남성 김씨가 지난 11일 서울 송파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연합]
이혼소송 중 장모 살해 및 아내를 납치한 20대 중반 남성 김씨가 지난 11일 서울 송파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영기 기자] 혼인 무효 소송 중인 아내의 은신처를 찾아가 장모를 살해하고 아내를 납치해 도주하다 검거된 20대 사회복무요원 김모(26) 씨. 김씨는 경찰 수사 과정에서 자신의 범행을 대체로 인정했다. 향후 경찰은 김씨의 범행 동기와 가정 폭력 혐의 등을 밝힐 예정이다.

김씨를 검거해 수사하고 있는 서울 송파경찰서는 12일 “피의자 진술은 살해·납치 혐의에 대해 대체로 인정하는 취지”라고 밝혔다. 송파서는 전날 김씨를 존속살해 등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김씨는 전날 오전 5시38분께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서 별거 중인 아내를 찾아가 장모를 흉기로 찌르고 아내까지 납치한 후 도주극을 벌였다.

당시 소란에 “남자가 여자를 끌고 가려고 한다” “여성 1명이 쓰러져 있다”는 내용의 112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현장에 출동했다. 50대 장모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경찰은 강원경찰청과 공조를 통해 범행 약 5시간 후인 오전 10시30분께 강원 양양군의 한 야산에서 김씨의 차량과 아내를 발견했다. 발견 당시 아내는 경미한 부상을 입은 상태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경찰은 인근 야산을 추가로 수색해 오후 12시35분께 김씨를 긴급체포했다. 김씨는 강원 지역에 연고가 없고, 체포 당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정황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혼소송 중 장모 살해 및 아내를 납치한 20대 중반 남성 김씨가 지난 11일 서울 송파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연합]
이혼소송 중 장모 살해 및 아내를 납치한 20대 중반 남성 김씨가 지난 11일 서울 송파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연합]

김씨는 이날 오후 6시27분께 송파경찰서로 압송됐다. 모자를 눌러쓰고 마스크를 쓴 채 차에서 내린 김씨는 ‘장모를 왜 살해했나’, ‘아내를 납치한 이유가 무엇이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김씨는 범행 경위 등을 묻는 질문이 이어지자 “조사에서 다 얘기하겠습니다”라고만 작게 말했다.

김씨는 범행 전 가정폭력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 권선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8월 김씨가 아내를 찾아달라고 경찰에 요청하는 과정에서 아내가 가정폭력 피해를 주장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당시 경찰은 아내의 소재를 확인했지만 남편에게 폭행을 당했다며 자신의 거처를 알리지 말아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권선서는 김씨에게 지난 10일 출석할 것을 요구했지만, 김씨는 이에 응하지 않았다. 경찰은 조사 일정을 13일로 연기했는데, 그 사이 범행이 일어났다.

또 지난달 4일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집행을 시도했지만 김씨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아 불발됐다. 사회복무요원인 김씨는 당시 근무지에 며칠째 출근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에게는 임시조치도 내려졌지만 모두 만료된 사이 범행이 일어났다. 앞서 김씨는 피해자 주거지에서의 퇴거와 100m 이내 접근금지,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금지 등 임시조치 1~3호가 내려진 상태였다.

해당 조치가 지난달 30일 종료됐다. 경찰은 추가 피해 가능성을 고려해 지난 6일 접근금지 등 임시조치를 재신청했지만 법원 결정 전 범행이 일어났다.

경찰은 김씨의 범행 동기와 가정폭력 사건에 대한 추가 조사를 진행하고,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한편 김씨는 당초 이혼 소송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혼인 무효 소송이 진행 중인 상태로 확인됐다.


20k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