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금리 5.1%…7월比 0.7%p 상향”
재정적자·AI 투자에 채권 공급 부담
물가둔화에도 자금수요가 금리 압박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향후 수년간 5% 안팎의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월가의 전망이 나왔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되더라도 미국의 막대한 국가채무와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자금 수요가 장기금리 하락을 제한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부 전문가는 오는 2029년까지 5%대 국채금리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2~7일 경제학자와 시장 전문가 7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올해 말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 전망치가 5.1%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다음해 상반기 금리를 4.96%로 예상했다. 지난 7월에는 다음해 상반기 금리가 4.3% 일 것이라 예상했는데, 전망치를 0.66%포인트나 높게 잡았다. 다음해 말의 금리 수준은 4.78%로 예상했다. 이 역시 7월 전망치인 4.26%보다 0.52%포인트 높다.
최근 미국 장기 국채금리가 25년 만에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지만 경제학자들은 이를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지 않고 있다. 미국의 성장세 개선과 물가 상승 압력, 재정 부담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채권시장의 구조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컨설팅업체 디시전이코노믹스의 앨런 시나이 사장은 “채권시장과 경제를 움직이는 근본적인 요인에 엄청난 변화가 일어났다”고 진단했다. 그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달 3년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했지만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음해 10년물 국채금리가 6%에 근접하고 2020년대 말까지 5%를 웃돌 수 있다고 전망했다.
주목할 점은 물가 상승률이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는데도 국채금리 전망은 오히려 높아졌다는 사실이다. 설문에 참여한 경제학자들은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올해 말 3.5%에서 2027년 말 2.3%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연준이 중시하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상승률도 같은 기간 3.5%에서 2.4%로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럼에도 고금리 장기화를 예측하는 배경에는 미국의 재정적자와 AI 투자 확대가 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AI 관련 차입 규모가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약 1%에 이를 수 있다고 추산했다. 정부와 기업의 채권 발행이 동시에 늘어나면 투자자들이 이를 매입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더 높은 수익률을 제공해야 한다.
노던트러스트의 칼 태넌바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란 전쟁이 끝나 물가 상승 압력이 완화되더라도 미국의 국가채무 증가와 AI 인프라 투자 수요가 장기금리를 떠받칠 것으로 분석했다. 서지연 기자
sjy@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