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가리켜 “같은 죄목”
무죄 주장 “감정·의견 표현했을 뿐”
유죄 판단 “죄목 언급, 명예훼손”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교도소에서 동료 수용자의 죄명을 간접적으로 언급한 행위가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구지법 서부지원 형사8단독 우영식 판사는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여성 A씨에 대해 지난 8월말 유죄를 인정하고 벌금 50만원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법원이 인정한 사실관계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24년 10월 자신이 수감된 교도소의 의료과 대기실에서 다른 수용자들이 있는 가운데 B씨에게 또 다른 수용자 C씨의 죄명을 언급한 혐의를 받았다. 당시 A씨는 “C(피해자)가 편을 들 것을 들어야지, 왜 D를 잘 부탁한다고 이야기했는지 이제 알았다. 같은 죄목이라 이런 식으로 이야기한 것이다”라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C씨와 D씨는 모두 자녀에 대한 살인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아 복역 중이었다.
수사기관은 A씨를 사실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무죄를 주장했다. A씨 측은 “끼리끼리 논다는 취지로 감정이나 의견을 표현했을 뿐 사실을 적시한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당시 A씨와 동료 재소자들 사이의 대화 맥락을 고려할 때 A씨의 발언은 피해자의 죄목이 사람을 죽게 만든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며 “일반적·객관적으로 명예를 훼손하기에 충분한 내용”이라고 밝혔다.
이어 “A씨도 수사기관 및 법정에서 ‘끼리끼리 논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점을 인정하고 있다”며 “대화의 경위와 증인들의 진술을 고려할 때 A씨가 평소 사이가 좋지 않던 피해자에 대해 ‘같은 죄목을 가져서 끼리끼리 논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는 점을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증인들의 진술 등을 고려할 때 진술 내용에 그 자체로 비합리적이거나 모순되는 부분이 없다”며 “전체적인 사건 경위를 고려했을 때 신빙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다만 법원은 벌금형에 집행유예를 택했다.
양형(처벌 정도)이유에 대해 법원은 “사건의 경위와 A씨가 적시한 사실의 내용과 성질, 표현 방법 등 여러 사정과 명예의 침해 정도 등을 고려할 때 교도소 내에서 동료 재소자의 죄목을 간접적으로 언급한 행위가 높은 가벌성을 가졌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1심 판결에 대해 양측 모두 불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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